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님께

<이명박 서울시장님께 드립니다>라는 신문광고를 보고

등록 2005.06.08 17:51수정 2005.06.08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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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님.

저는 서울에 사는 30대의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된 이유는 오늘(8일) 아침자 일간지에 '이명박 서울시장님께 드립니다'라는 의견광고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도 잘 모릅니다. 그러나 오늘 아침자 전 일간지 1면에 나온 의견광고를 보고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대략이나마 알게 되었습니다.

쓰레기 매립지였던 난지도에 생명이 다시 살아나고, 쓰레기 더미 위에 건설한 상암경기장에서 2002 월드컵의 개회를 선언한 것은 참으로 멋진 일이었습니다. 또한 난지공원의 개장으로 많은 서울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녹지공원이 생기게 된 일은 참으로 기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곳에 골프의 대중화라는 명목으로 골프장이 건립되고 몇몇 고위직 공무원들과 높은 분들이 미개장한 골프장에서 불법적으로 골프를 쳐서 물의를 일으키고 서울시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몇 년에 걸친 시끄러운 소송을 벌여 온 일들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었습니다.

골프의 대중화는 참으로 필요하고 장려할 만한 일입니다. 하지만 빈부의 격차가 날로 커져가고 경제 성장률은 2~3%를 헤매고 서민들의 삶은 황폐해만 가는 현재의 우리 경제 상황에서 골프장을 두고 벌이는 소송과 의견광고는 골프장 문 앞에도 못 가본 저 같은 서민들에게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처럼 들렸습니다.

소위 조중동을 비롯한 일간지와 경제지까지 1면에 광고를 돌리려면 대략 5억원 가량의 예산이 필요하다던데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단에서 이미 법원에서 판결이 난 사건을 전일간지에 성명서를 발표하는 의도는 무엇인지도 의문이 들었습니다.

법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정치 쟁점화 시켜서 국민에게 돌아오는 이익이 과연 무엇이겠습니까? 불과 400만정도 된다는 골프인구를 위해서입니까, 아니면 차기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이명박 시장을 견제하기 위해서입니까?


광고료로 지불될 5억원이면 동네 공원에 서민들을 위한 운동기구들이 몇 개나 더 설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포츠센터 갈 돈도 없고 골프를 칠 만한 여유도 없는 서민들이 이용하는 공원에 광고료로 운동기구들을 더 설치했다면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이름은 더 빛났을 것입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단이라면 앞으로는 이런 소모성 의견광고는 자제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아침자 광고를 보고 서울시의 반박광고가 있을까 걱정이 됩니다. 제발 국민의 세금은 공돈이 아니라 혈세라는 사실을 한 번 더 생각하시고 공익적인 일에 사용해 주시기를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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