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추리소설] 깜둥이 모세 - 30회

30회 - 모세와 미리암의 첫 입맞춤

등록 2005.06.21 23:58수정 2005.06.2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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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 날개는 세케넨레를 노리고 공격하라!”
정신없이 밀고 들어왔던 세케넨레는 양쪽의 힉소스군이 중군을 노리고 공격해오자 당황했다. 3면으로 힉소스군이 압박해 들어오니 버티기가 힘들 지경이었다.

모세가 탄 전차를 몰고 있던 여호수아는 문득 이상한 기분이 들어 뒤를 돌아보았다. 분노로 이글거리고 있는 제제르의 사나운 눈빛 뒤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어?”

놀란 여호수아의 표정을 보고 아포피스도 뒤를 돌아보았다.

“앗, 모세! 뒤를 보게!”

무슨 일인가 해서 뒤를 돌아본 모세는 화들짝 놀랐다. 후방 요새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던 것이었다. 모세는 아랫입술을 콱 깨물었다. 설마 세케넨레가 또다른 군대를 이용해 뒤를 찌르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자신을 탓했다.

“제제르!”


불쾌한 표정으로 모세를 쳐다보는 제제르에게 모세는 명령을 내렸다.

“적진 한가운데의 세케넨레를 쳐라! 테베왕의 전리품은 모두 네 것이다!”


콧방귀를 뀌고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제제르는 청동 도끼를 쳐들었다.

“제제르의 전차 부대, 돌진!”

힉소스 최강의 전차 부대가 테베군을 향해 돌진했다. 힘겹게 힉소스군을 막아내던 테베군은 새로 쏟아져 나오는 전차 부대를 보고 기운이 빠졌다. 파도에 쓰러져가는 모래성처럼 테베군의 진형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한편 모세는 여호수아가 쥐고 있던 고삐를 빼앗아 잡고 서둘러 요새로 돌아갔다. 하도 전차를 거칠게 몰아서 여호수아와 아포피스는 전차에서 떨어질까 겁이 났다. 전차 모서리를 꼭 쥐고 아포피스가 소리쳐 질문했다.

“모세, 제제르가 테베왕만 잡으면 모든 것이 끝나는 일 아닌가?”

그러나 붉게 상기된 모세는 아포피스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전차를 빨리 몰았다. 모세 뒤로는 모세 직속 부대만이 뒤따르고 있었다.

“성문을 열어라!”
성문으로 뛰어 들어간 모세는 연기가 피어오른 방향을 둘러보더니 재차 채찍질을 가하며 전차를 몰았다. 연기가 가장 심하게 피어오르고 있는 곳은 요새의 뒷편, 그러니까 가장 북쪽에 위치한 세트 신전이었다.

세트 신전은 연기와 함께 불길이 치솟고 있었고 무장한 테베군이 약탈을 감행하고 있었다. 신전 수비대가 힘겹게 막고 있었지만 역부족이었다. 게다가 주력군은 성을 나가 테베군을 상대하고 있었고 수비대 역시 남쪽 성벽에서 테베군을 저지하고 있던 터라 북쪽은 방비가 거의 없었다. 신전의 사제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다니고 테베군의 무기가 피로 물들던 참이었다.

“이놈들, 감히 신전을 약탈하다니!”

모세가 이끌고 온 병사들은 전차에서 내려 테베군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신전 뜰에서는 전차를 끌고 싸우기 어려웠다. 여호수아와 아포피스는 전차 뒤에서 테베군을 향해 화살을 날렸다.

신전에 난입한 테베군과 싸우면서 모세의 뇌리에는 오직 한 생각밖에 없었다. 신성한 세트신의 신전을 지키겠다, 반역도 테베군을 무찌르겠다, 뭐 이런 생각은 거의 없었다. 모세는 오로지 신전의 여사제를 지켜주겠다는 의지만이 불타올랐다. 특히 가장 아리따운 미리암이 테베군에게 욕이라도 보였을까봐 걱정되었다. 셉투라 칭해지는 제제르 못지않게 모세는 양손의 무기를 휘두르고 여사제들이 거하는 신전 안쪽으로 달려갔다.

꺄악-! 여자들의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모세를 꼭지 끝까지 돌게 만들었다. 모세는 청동도끼로 베테군의 머리를 쪼개며 청동검으로 옆구리를 베며 신전에 난입한 테베군을 혼자 학살했다.

문득 모세의 동공이 활짝 열리며 하얀 세마포 드레스가 피에 얼룩진 여인이 눈에 띄었다. 모세가 그토록 찾았던 미리암이었다. 장식용 가발이 벗겨지고 머리가 헝클어졌어도 모세의 눈을 사로잡았던 미모는 변함이 없었다.

미리암은 부상당한 다른 사제를 돌보던 참이었는데 막 그 뒤로 테베군 병사 한 명이 다가가고 있었다.

“엎드려!”

모세가 버럭 소리를 질렀고 미리암은 엉겁결에 부상당한 사제를 끌어안고 엎드렸다. 그와 동시에 모세가 날린 청동도끼가 테베군의 이마 한가운데 찍혔다. 미리암은 겁에 질려 벌벌 떠는데, 미리암이 무사하단 사실에 크게 안도한 모세는 달려가서 그 입술에 길게 입을 맞추었다.

“내가 지켜줄 테니, 내 뒤로 붙어요!”

덧붙이는 글 | '해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전도서의 기록대로, 내깐에는 기발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다른 자도 생각하고 있었다는 점에 놀라고 있습니다. 모세에 대해 여러 자료를 공부하던 중(실은 빈틈을 찾던 중에) 필자가 추측했던 점을 다른 학자들도 의심했다는 점에 놀랐습니다. 그게 무엇이냐, 하고 지금 밝힌다면 소설의 결말을 알려주는 것이라 안됩니다만, 세상은 넓고(김우중 숨을 데도 많지만) 필자 역시 한 마리 개구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닫게 됐습니다. 덧붙여, 요즘 연재가 늦어지고 있는데 로또가 당첨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소설이 입에 풀칠은 안시켜주더라구요.

덧붙이는 글 '해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전도서의 기록대로, 내깐에는 기발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다른 자도 생각하고 있었다는 점에 놀라고 있습니다. 모세에 대해 여러 자료를 공부하던 중(실은 빈틈을 찾던 중에) 필자가 추측했던 점을 다른 학자들도 의심했다는 점에 놀랐습니다. 그게 무엇이냐, 하고 지금 밝힌다면 소설의 결말을 알려주는 것이라 안됩니다만, 세상은 넓고(김우중 숨을 데도 많지만) 필자 역시 한 마리 개구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닫게 됐습니다. 덧붙여, 요즘 연재가 늦어지고 있는데 로또가 당첨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소설이 입에 풀칠은 안시켜주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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