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부산대 밀양캠퍼스 학생들은 20일 '조건 없는 부산대 졸업장 수여' 등 4대 요구안을 내걸고 경남 밀양시에서 가두행진을 벌였다.밀양대신문사
통합 부산대 밀양캠퍼스 학생들의 수업거부 문제가 보름이 지나도록 해결되지 않고 있다.
학생들의 수업거부는 지난달 부산대와 밀양대가 합쳐져 출범한 '통합 부산대 밀양캠퍼스'내에서 졸업장 수여 문제와 등록금 인상, 강의실 사용 등 많은 부분에서 문제가 불거지면서 시작됐다. 이미 사라진 밀양대 졸업장을 수여하겠다는 학교 방침도 수업거부를 일으킨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옛 밀양대 학생들은 이러한 방침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부산대 밀양캠퍼스 총학생회는 3일부터 사흘간 옛 밀양대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거부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결과는 수업거부 찬성 85%.
학생들은 ▲조건 없는 부산대 졸업장 수여 ▲부당한 등록금 인상 철회 ▲자치기구 예산지원 보장 및 행정처리 이원화 반대 ▲06학번 신입생들의 이동식 수업방식 개선 등 4대 요구안을 내걸고 6일부터 수업거부에 돌입했다.
학교 당국과 이들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옛 밀양대 학생 300여명은 20일(수업거부 15일째) 4대 요구안 관철을 위해 밀양 시내에서 가두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이날 옛 밀양대 내이동 캠퍼스에서 빨강·검정·흰색의 웃옷을 입고 집결, 오후 2시 10분부터 2시간 정도 밀양역까지 행진했다. 학생들은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호소문을 나눠주며 통합에서 비롯된 고통을 호소하는 한편 4대 요구안의 정당성을 알렸다.
시민들은 학생들에게 상당히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호소문을 받아든 박재우(산외면·26)씨는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지만 학교가 통합됐으면 통합된 학교의 졸업장을 받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공정아(삼문동·35)씨는 수업거부에 대해 "지금 학생들이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같다"고 말한 뒤 "밀양대 학생들이 힘이 없어서 이런 일을 당한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름을 밝히기 꺼린 한 주민은 "부산대 졸업장을 주지 않겠다는 것은 마치 신도시를 개발할 때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아무런 혜택 없이 물러나라는 것과 같다"며 "밀양대를 가져갔으면 적절한 보상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학교 당국을 비판했다.
호소문을 나눠준 장중길(토목·4) 학생은 "시민들 중 우리 사정을 아시는 분들이 예상외로 많았다"며 "빨리 권리를 되찾아 수업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김태화(건축·4) 총학생회장은 "결자해지라는 말처럼 원인 제공을 한 분들이 빨리 해결 방안을 찾아 협상에 응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요구안 관철을 위해 수업거부 투쟁을 지속하는 것은 물론 부산대 원정투쟁 및 각 봉사 단체·정당과의 연대 등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 | 밀양시민 여러분께 호소드립니다 | | | | 다음은 통합 부산대학교 밀양캠퍼스 학생들이 20일 가두행진을 벌이며 시민들에게 호소한 내용이다.
밀양대학교 총학생회가 밀양시민 여러분께 호소 드립니다.
1. 왜! 4천 학우들이 통합의 피해자로 낙인찍혀 버린 것입니까?
2006년 기존의 밀양대학교는 폐지되었습니다. 2006년 3월 통합 부산대학교가 공식 출범하였고 82년의 역사, 삼랑진 청학리의 1200억 건물, 기존의 밀양대 교수님, 임직원 심지어 나무 한 그루까지도 통합 부산대의 품으로 이적됐습니다.
그렇지만 저희 4천 학우는 밀양대 재학생으로 남아 학교도, 교수도, 행정직원도 없는 존재가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저희들이 등록한 등록금 고지서에는 '밀양대학교 수입징수관 밀양대학교 기성회장'이라 명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기성회는 폐지되고 기존의 기성회장님은 부산대 기성회 이사로 재직하고 계십니다. 밀양대학교 명의로 낸 등록금은 밀양대 재학생을 위해 쓰여야 함에도 장학금을 줄이고 제반 시설을 줄이는 등 많은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치기구에 지원금이 지원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야간 학우가 존재함에도 조교에게 야간수당을 지급하지 않아서 야간에 조교가 부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2. 우리는 부산대 졸업장을 훔치는 것이 아닙니다! 통합 부산대 졸업장을 달라는 것입니다.
부산대와 밀양대가 통합을 하면서 부산대 본부가 졸업장을 수여하기 위해 저희들에게 내민 조건은 실용영어 6학점과 실용컴퓨터 6학점 등 총 12학점, 12강좌를 이수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과목은 A+, A, F만이 존재하는 과목으로 수강 인원의 30%만이 통과하는 과목입니다.
실제 부산대 학생들 또한 4년간 이수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더군다나 졸업을 앞두고 있는 밀양대 4학년의 경우는 1년이란 시간이 부족한(학기당 1학점 이수가능) 상황입니다.
기다려라. 기다려라. 매일 같은 말만 하지 마시고 개설해주셔야지요. 부산대 본부의 늑장 대응에 이제 저희들도 더 이상 믿을 수 없습니다.
2006년도에 같은 법이 시행되어 통합된 강원대-삼척대의 경우, 강원대 졸업이수 요건은 토익 550점 이상, 컴퓨터 기능사 자격증 2급 이상, 독서 최소 40권 이상입니다.
강원대가 삼척대에 내건 졸업요건은 토익 500점 이상(50점 인하), 컴퓨터 기능사 자격증 3급 이상(1등급 인하), 독서 최소 30권(단 3학년은 20권, 4학년은 10권) 중 4학년은 3개 중 택1, 3학년은 택2만 완수하면 졸업장을 수여하기로 하고 개설해 수강 중입니다.
3. 매일 11시 중앙광장!! 우리는 꼭 끝을 보고야 말 것입니다.
수업거부를 하고 있지만 등교거부는 아닙니다. 매일 11시 중앙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있습니다. 우리 것은 우리가 찾아야 하기에, 우리의 권리이기에, 우리가 소리치고 행동하여 찾을 것입니다.
4. 저희들은 피해자라는 낙인을 거부하며 계속해서 싸울 것입니다.
우리의 터전은 짓밟히고 사라졌고, 통합으로 우리의 권리는 송두리째 빼앗겨 버렸습니다. 저희들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습니다. 우리를 이렇게 핍박하는 '국립대학교 설치령' 그 어디에도 '반드시'라는 조항은 없습니다. 그렇기에 싸울 것이며, 이룰 것입니다. 지금이 아니면 찾을 수 없습니다.
밀양시민 여러분!! 많은 격려와 지지 부탁드립니다. | | | | |
덧붙이는 글 | 제가 한글에서 요약문 중요한 말에 밑줄을 그었는데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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