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몸짓 '마임'으로 본 인생의 희로애락

[춘천마임축제] 마임축제에서 만난 Terry의 인생 이야기

등록 2006.05.31 15:25수정 2006.05.3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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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야기를 하며 즐거워하는 Terry.
공연이야기를 하며 즐거워하는 Terry.우상희
테리 프레스(Terry Press)를 만나기 위해 지난 30일 춘천 옥천동 '봄내 극장'으로 갔을 때, 그는 한창 리허설 중이였다. 검은 색 티셔츠와 타이트한 바지 차림의 그는 얼굴 곳곳에서 피곤함이 묻어 났다. 공연 당일 새벽에 도착했기 때문이란다.

리허설이 순조로이 진행되고 드디어 테리(Terry)를 만날 수 있었다. 인사를 건네자 테리는 "관심을 가져주셔서 오히려 고마워요"라면서 환하게 웃는다. 그의 모습에서 따스함이 느껴졌다.


"My little life story is My little life story"

테리에게 자신의 공연인 <작은 인생이야기>에 대해 물어봤을 때, 그가 말한 첫마디였다. 이어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작은 인생이야기>는 두 사람의 이야기로 어린 시절, 만남, 그리고 결혼식 같은 일상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술에 취하고, 돈이 없고, 아이들이 있고, 아내가 요리를 하고, 결혼 후 늙어서 소리도 지르는…."

자신의 공연 이야기가 시작되자 테리는 조금 더 진지한 모습으로 인터뷰를 하기 시작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딸과 함께 하고 있는 모습.
바쁜 일정 속에서도 딸과 함께 하고 있는 모습.우상희
"공연 마지막에 평생을 같이하던 남편이 먼저 죽어요. 항상 곁에 있던 사람이 사라진 거죠. 그 상실감에 나는 남편과 데이트했던 벤치를 찾아요. 그 곳에서 남편의 환영을 보게 되고 나는 그의 볼을 어루만져요. 그리고 무대는 암전이 되죠. 저는 이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남편에 대한 그리움이 그대로 전해지는 느낌이랄까?"


그는 말을 멈추고 잠시 허공을 바라보았다. 다시 말을 꺼낸 그는 공연을 통해 관객에게 알리고 싶었던 점을 토로하였다.

"암전 후 무대에는 아무도 등장하지 않아요. 텅 빈 무대만이 관객들을 맞이하죠. 저희는 이 장면을 통해 사람들의 인생을 강하게 표현하고자 했어요. 하지만 이러한 무거운 주제를 딱딱하고 심각한 얘기로 그리고 싶지 않은 욕심도 있었죠. 그래서 오히려 과장되고 못생긴 여자로 분장한 나를 통해 인간적이고 재미있는 삶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열정적으로 이야기하던 테리는 조금 머쓱해졌는지 뒷목을 살짝 손을 가져다 대었다. 그런 그에게 '그럼 마임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뭐예요'라는 질문을 더 던졌다.

이 질문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던 테리는 "마임을 할 생각이 많지는 않았어요"라며 "그러던 어느 날, 극장에서 워크숍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그 극단 리더가 마임을 해보라고 권유해 주더라고요. 자질이 있다면서…"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이후 뉴욕으로 가서 마임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면서 그날의 일을 회상했다.

한편, 테리는 인터뷰가 끝나고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춘천마임축제를 즐기고 있다"며 "각국 공연자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고 그 사람들의 공연을 보면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특히 한국음식도 좋고 날씨도 좋아요"라며 "춘천 마임 축제는 재미있는 축제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한 뒤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마임 공연작 <작은 인생이야기>는?

▲ 테리 프레스와 노부카야시마의 <작은 인생이야기>.
ⓒ춘천마임축제 공식홈페이지
'E.M.T(Em otional Movement Theatre)'는 이번 18회 '춘천마임축제'에 공식 초청된 캐나다 극단으로 <작은 인생이야기>와 <쿄존>이라는 두 개의 공연을 하고 있다.

특히 이번 인터뷰에 응해준 테리 프레스(Terry Press)는 아내 노부 카야시마(Nobu Kayashima)와 함께 <작은 인생이야기>를 공연 중이다.

<작은 인생이야기>는 두 사람이 만나 사랑하고 평생을 함께 하다가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한 편의 인생을 그리고 있다.

5년만에 다시 춘천마임축제에서 공연하게 된 그들은 지난 30일 춘천시 옥천동에 위치한 '봄내 극장'에서 한 번의 공연을 이미 마쳤다.

또 오는 6월 1일 옥천동에 위치한 '마임의 집'에서 한 차례의 공연을 더 있을 예정이다. / 우상희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강원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김재용·우상희·이은혜 기자와 심리학과 강선주·김윤희 기자가 공동취재했습니다. 강원대 와 인터넷 <강원일보>에 동시 게재됩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강원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김재용·우상희·이은혜 기자와 심리학과 강선주·김윤희 기자가 공동취재했습니다. 강원대 와 인터넷 <강원일보>에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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