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것에게 미안하다. 하지만...

개식용 반대 퍼포먼스 기사에 대하여

등록 2006.07.27 15:59수정 2006.07.2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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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동물이다. 그리고 더 크게는 생물이다. 적어도 생물학적인 혹은 진화론적인 관점에서는 모든 생물은 자기 자신의 생존, 그리고 자손을 남기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목적을 위해서 가장 근본적인 모든 생물의 활동은 바로 자신과 자신 외부의 환경으로부터의 물질대사(物質代謝), 쉽게 말하면 먹고 마시고 노폐물을 배출하는 행위다.

어떤 생물조차도 이 기본적인 행위를 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 풀과 나무는 땅과 대기로부터 필요한 물질을 섭취하고, 그 부산물을 배출한다. 움직이는 짐승들은 목초나 다른 동물을 섭취함으로서 그것들의 생명을 유지해 나간다.

하나의 생명이기에 다른 생명들을 희생하여 생존하려는 본능은 그 누구도 탓할 수 없다. 하지만, 인간은 이러한 기본적인 행위에 자신만의 가치를 부여하여 다른 생명을 차별한다.

'개식용 반대 퍼포먼스 기사'를 읽었다. 동감한다. 개에게 고통을 주어 도살하는 행위는 옳지 않다. 그들에게 고통을 줄 권리는 없다. 하지만, 개만을 차별하여 먹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없다. 그것은 다른 생명에 대한 차별이기 때문이다. 다른 모든 동물들은 물론이고, 들판의 초목도 상처를 입으면 그 내부에서 여러가지 전기적이고 화학적인 신호로 자신이 상처입고 있음을 안다.

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인간은 생존을 위하여 다른 생명을 희생시켜야 한다'는 것에 있다.

개의 잔인한 도살 방법이 문제라면 가장 고통을 주지 않는 방법으로 도살하는 것이 답이다. 고통이 적은 방법으로 개를 도살할 수 있다. 그렇게 법을 만들어 처리하면 될 것이다.

개를 식용으로 사용하면 안 된다는 주장은 옳지 않다. 그것은 생명에 대한 차별이다. 개가 인류와 가장 오래된 친구이기 때문에 먹으면 안된다라는 주장은, 내 친구가 아닌 사람은 희생 되어도 괜찮다는 논리와 동일한 생명에 대한 차별일 뿐이다.


개가 영리하므로 먹으면 안 된다는 말은, 지능이 낮은 사람은 지능이 높은 사람과 비교하여 희생되어도 좋다는 것과 동일하다. 개는 귀여운 동물이므로 먹어서는 안된다는 주장은 귀엽지 않은 사람은 희생당해도 좋다는 차별과 동일하다. 결국 어떤 이유를 붙여도 그것은 생명에 대한 차별일 뿐이다.

먹는다는 행위는 다른 생명에 대한 희생을 강요한다. 그것에 우리가 다른 생명을 먹는 것에 대한 죄의 고민이 있다. 하지만 하나의 종에 대해서만, 지극히 인간이라는 종의 자의적인 기준으로 재단하는 것은 다른 생명에 대한 차별이며 편협이다.


단지 개를 먹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보다는, 어떻게 우리가 먹고 사는 것에 있어서 다른 생명들의 희생을 최소화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 훨씬 더 공평하고, 그것이 더 정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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