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운 <그날이 오면> 대표.이승호
1997년, IMF 구제금융 사태가 터지기 전만 해도 <그날>은 흑자경영을 했다. 다른 인문사회과학 서점들이 1990년대 초중반 하나둘씩 문을 닫은 것과 대조적으로, <그날>은 IMF 사태 직전까지 매일 400여명이 서점에 들렀고 하루 매출 150~200만원 정도를 유지했다.
그러나 IMF 사태 후 서점을 찾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줄어들었다. 요즘엔 하루 방문자가 150명 정도며, 하루 매출이 40만원도 채 안 된다고 한다.
적자가 아니었던 1990년대에 <그날> 운영진은 <그날에서 책읽기>(1998년)라는 무료잡지를 만들고 <그날> 2층에 북 카페 <미네르바>(1999년)를 여는 등 의욕적인 기획을 선보였다.
하지만 재정난 때문에 <그날에서 책읽기>는 2000년에 폐간되었고 <미네르바>는 2004년 문을 닫았다.
<그날>과 함께하는 사람들
이처럼 <그날>은 경영난에 처했지만, 외롭진 않다. <그날>과 함께하고자 하는 이들이 후원회를 결성했기 때문이다. 후원회원은 26일 현재 40~50명 정도며,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후원회원들은 26일 저녁 7시 <그날>에서 발족식도 연다.
<그날> 후원회원은 10여년 전 학교를 졸업한 사업가부터 이제 막 서울대에 들어온 새내기까지 연령층이 다양하다. 그만큼 <그날>이 서울대생들의 마음 속 깊은 곳에 들어와 있다는 뜻일 것이다. 후원회원들은 매달 일정한 금액의 회비를 모은다. 그 돈으로 <그날>의 부채를 조금씩 줄여나갈 것이다.
<그날> 경영상태가 나아지면 1~2달에 한 번 정도 <그날> 이용자들을 위한 강연회도 열 계획이다. 홈페이지를 개편해 <그날에서 책읽기>를 웹진 형태로 부활시키기 위한 준비도 하고 있다.
후원회원들은 주위 사람들에게 인문사회과학도서를 권하는 한편, 회원들끼리 종종 세미나 형식으로 만날 계획이다. 법대 04학번 박종하씨는 "사회과학도서에 대한 관심이 학내에 부족하다"며 "<그날> 후원회원으로서 책읽기 문화 확산을 위한 실천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동운 대표는 24일 오전 만남에서 "<그날>은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운 대표의 목소리에는 희망이 담겨 있었다. 분명히 <그날>은 새롭게 태어날 것이다. 지금까지 함께 걸어온 수많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한층 더 나아질 <그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