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이도넛 완성컷.남희원
부엌에서는 도넛 반죽이 한창입니다. 새해를 맞아 서로 새해 인사를 하며, 도넛 반죽을 하는 엄마의 이마에는 어느새 땀이 송글송글합니다. 설렘을 가득 안고 손을 씻어 싱크대로 가니 어느새 양푼에는 도넛 반죽이 가득합니다.
"엄마 나 한번만 해볼게요."
"안돼."
@BRI@거절당하면서도 몇 번 조른 통에 드디어 승낙을 얻어내고 반죽을 한 움큼 떼어냈습니다. 손에 잡히는 미끈미끈한 반죽의 느낌이 몹시 좋습니다.
끈적끈적한 반죽을 꽈배기처럼 기다랗게 만들어 도넛 모양으로 만드는 일은 의외로 몹시 어려웠습니다. 손바닥에 붙은 반죽 떼어내랴, 도넛을 이어붙이고 기름이 튀지 않게 조심스레 냄비에 집어넣으랴, 어느새 제 이마에도 땀이 송글송글 맺힙니다.
맨 처음으로 튀긴 도넛은 도넛을 조금이라도 예쁘게 만들려던 첫 시도의 설렘과 기름이 더 끓기 전에 서둘러 집어넣으려는 조급함이 결합된(?) 도넛이었습니다. 이윽고 제법 링 모양을 내던 도넛이 팽팽하게 부풀어 오르더니 구멍이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두껍고 작은 구멍이 있던 도넛들이 한결같이 구멍이 없어져 통도넛이 되고, 언니가 반죽을 냄비에 넣다가 쭉 늘어나 길쭉이 튀긴 도넛, 기자가 심심풀이로 만들어본 꽈배기, 남은 떨이 반죽으로 대강 뭉쳐 공 모양으로 만든 떨이도넛 등 여러 가지의 도넛들이 생겨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