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와 아내, 그리고 아이들.전병윤
설날 며칠 전날 일요일(11일). 큰 누님의 큰 딸, 나에게는 큰 조카가 결혼식을 올렸다. 큰 누님께서는 설날 며칠 전이고, 첫 딸을 결혼시켜서인지 정신이 없었고 무척 바빴다.
결혼식 당일, 누님은 아내에게 부탁을 하였다.
"올케야, 애들이 신혼여행을 갔다 오면 이바지 음식을 시가에 보내야 하는데 전문 음식점에 시키기도 시간이 없고, 내가 하기엔 너무 바쁘고, 솜씨도 그렇고, 그래서 미안하고 어렵지만 너에게 부탁을 좀 하자구나."
그 순간 아내는 당황하였다고 하였다. 평소에 집안의 장손 며느리로 제사 음식은 많이 해 보았지만, 과연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앞섰다고 한다. 이바지 음식은 맛도 맛이지만 많은 시간과 모양, 그리고 모든 것이 예뻐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바쁜 누님을 대신하여 쾌히 승낙을 하였다고 한다.
누님에게 부탁을 받은 그날 저녁, 아내는 인터넷에서 이바지 전문음식점에서 하는 방법과 모양을 보고, 그림을 복사하고, 그곳에서 필요한 품목을 공책에 정리하여 다음날 장을 보았다. 대형할인점에 가서는 큰 문어나 전복, 그리고 새우가 없어서 울산 바다가 근처 수산 시장에 가서 물건을 사 가지고 왔다.
그날 저녁에 우리 가족은 아내를 도와서 이바지 음식을 준비하였다. 아이들은 채소를 다듬고 난 문어와 새우를 벗기고 삶고, 아내는 장만한 음식을 하나하나 굽고 볶고 튀기기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