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군축이다

북한 식량위기 해소, 유일한 방안은 군축

등록 2007.08.08 16:50수정 2007.08.0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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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일정이 발표됐다.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 안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환영할 만한 이벤트임에 틀림없다. 다만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내실 있는 회담이 되어 역사에 길이 남으려면 우선 북한의 만성적 식량위기를 확실히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우선적으로 논의되어야 한다.

그간 한국 정부는 꾸준히 북한을 지원해왔다. 북핵 문제가 확실히 해결되면 한국 정부는 앞으로도 열심히 북한을 지원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이라고 해서 언제까지 북한의 식량위기를 지원할 수는 없고 결국 북한의 위기는 북한 스스로 풀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국 북한의 식량위기를 본질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남과 북의 군축이다. 남과 북이 막대하게 사용하고 있는 군사비를 민간부문으로 이전할 수 있다면 우리 민족의 삶의 질은 크게 나아질 것이다.

또한 다가오는 2007 한국 대선에서 범 여권이 승리하고자 한다면 ‘군축’이라는 이슈를 선점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층은 ‘군축’이란 말이 나오면 북한 핵이나 북한의 위협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어떻게 군축을 하겠느냐고 물을지 모른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북한의 위협을 줄이고 싶다면 한국과 북한은 이제 군축을 선택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이미 북한은 핵을 가졌다. 미국이 북 핵을 압박하고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앞으로 북한이 핵을 늘리는 것을 막는데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이지 기존에 갖고 있는 핵을 모두 찾아내 해체할 방법은 없다. 드넓은 북한 영토 어디쯤에 은닉되어 있을 북한의 핵을 찾아낼 방법은 현재로는 사실상 없는 것이다.

현재 상황을 보면 북한과 미국은 양쪽이 모두 핵을 보유함으로서 서로 전쟁 억제력을 갖게 되었다. 물론 미국의 핵전력이 북한에 비해 압도적으로 우세하므로 북한은 미국에 대해 저항할 수 없다. 미국은 언제라도 북한을 단 한 번에 멸망시킬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반발을 감수하고 미국이 북한을 멸망시킨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재래식 군사력의 처리문제가 남았다. 한국과 북한이 각기 20만 이하로 병력을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한 군축의 청사진이다. 만일 이것이 어렵다면 한국만이라도 일방군축을 통해 병력 수를 30만 이하로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북한은 긴 복무기간 때문에 노동력의 핵심인 청년들이 군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들 청년들이 북한 사회로 돌아가면 북한 경제를 회생시키는데 큰 보탬이 될 것이다. 아울러 북한이 사용하고 있는 군사비를 경제발전에 활용하면 북한은 근본적으로 식량난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다. 20만으로 병력을 축소하면 사실상 직업병제(모병제)로 군을 전환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수많은 청년들이 자유를 얻고, 이들 청년들이 사회에 나와 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에 한국 경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게 된다.

병력을 20-30만으로 축소한다고 해서 군이 약해지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의 강군은 소군이다. 소군이어야 장비와 인력 면에서 다른 나라 군대에 비해 우위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군축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가령 한국과 북한이 향후 5년이라는 기간을 정해 단 한 번에 병력을 20만으로 줄여야 한다. 60만에서 40만으로, 40만을 다시 20만으로 줄이는 식의 군축은 오히려 비용이 매우 많이 들 게 된다. 40만으로 싸우는 방법과 20만으로 싸우는 방법은 다르고, 40만 시대의 군사시설과 20만 시대의 군사시설이 다르다. 한마디로 두 번 비용이 들어간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쓸데없는 비용과 시간의 낭비를 막기 위해 단 한 번에 일정 수준의 병력을 상호 합의해 그 수준만큼 병력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과 북한이 군축을 이루지 못하면 앞으로도 북한은 계속 식량위기를 겪어야 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 국민들 역시 낮은 삶의 질에 만족하며 살아갈 수 밖 에 없다. 2007 대선의 주된 이슈 가운데 하나는 바로 군축이 될 것이다. 특히 한나라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북한 문제에 있어 더 진보적인 범 여권의 입장에서는 군축이란 카드는 지금의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최고의 카드인 것이다.

군축이 없으면 평화체제도 없다. 진정한 항구적 평화는 오직 군축이 있어야만 완성될 수 있다. 군축은 남과 북이 권총을 들이대고 있는 상황을, 권총을 내려놓고 모두 빈손이 되는 상황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설령 북한이 군축에 응하지 않더라도 우리부터 획기적인 수준의 일방 군축을 선언하고 실천해야 한다. 과학적으로 운영되는 30만의 한국군으로도 얼마든지 북한의 남침을 예방할 수 있다. 전쟁은 이미 병력 수로 하는 것이 아님이 입증되었지 않는가.

우리가 30만으로 병력을 감축하면 북한은 우리의 평화의지를 확인할 것이고,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군축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구 소련의 고르바초프가 과감한 결단으로 냉전의 벽을 허물었듯 지금 우리도 군축이라는 결단을 통해 경직된 분단체제를 개선하고 우리들의 삶의 질을 개선해야 할 때이다.
#군축 #김정일 #북한 #노무현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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