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천어항 노을바닷가에서 맞이하는 해질무렵부터 어둠이 올 때까지의 시간은 늘 숙연함을 느끼게 해준다.
김명숙
어른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절기가 바뀌는 것은 '비'가 알려준다고 합니다. 겨울이 끝나갈 무렵 비가 내리면 새싹을 틔우기 위한 봄비이고, 봄에 핀 나무의 새순들이 커지기 시작하면 비가 내리고, 무성한 잎으로 키우려면 더 많은 물기가 필요하지요. 그 때는 비가 자주 내리는 여름이 됩니다.
비가 줄기차게 쏟아져도 그렇게 덥다가 어느 순간에 내리는 비로 인해 서늘해 집니다. 서늘함이 있어야 열매가 여물어 가기 때문이지요. 가을이 갈 즈음이면 또 그간의 삶을 정리하고 다시 시작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예고하는 겨울비가 내리고요.
계절을 바꾸는 비가 내리면 누가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다음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보면 되겠지요.
올여름 끝에는 계절을 바꾸느라고 비가 내리는 것인지 계절을 지키느라고 비가 내리는 것인지 비가 줄기차게 내렸습니다. 다행히 한가위 연휴에는 비가 내리지 않고 한가위 보름달도 볼 수 있다는 소식입니다.
'한가위' 고향에 오시는 길에, 아니면 고향 다녀가시는 길에 가족과 함께 또는 연인과 함께 들러서 고요한 마음을 가져볼 만한 곳을 몇 곳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이 곳들은 도심 속에서 정신없이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한가위라는 이름만큼 오래된 명절과 꿈이 담긴 보름달처럼 우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또 흑백사진처럼 우리 자신을 뒤돌아보게 해 줄 것입니다.
사람과 자연의 적당한 경계를 만들어 주는 '꽃지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