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최대의 명절인 한가위 연휴가 시작됐다. 그런데 추석 연휴를 바라보는 대선(경선) 후보들에겐 대단히 민감한 시기다. 이 기간 형성된 민심 흐름이 유권자들 표심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때문에 후보들은 '한가위 민심 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는 지난주 시작한 '타운미팅' 형식의 민생 행보를 이어가면서 '경제대통령' 이미지를 확산시킬 계획이다. 이 후보는 22일 경기도 양평의 친환경유기농장을 찾아 농업경영자들과 환담한 뒤 직접 비닐하우스에 들어가 농촌체험 활동 등 다양한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대통합민주신당 경선후보들도 최대 승부처인 광주·전남 경선(29일)에 대비, 연휴 기간 광주·전남지역 민심을 집중 공략키로 한다고 한다.
정동영 후보는 22일 서울역과 용산역에서 귀향객들에게 추석 인사를 한 뒤 곧바로 광주로 내려가 5박 6일간의 호남 순회일정에 들어간다. 이해찬 후보는 버스를 이용해 22일 부산·경남을 거쳐 23∼27일 광주·전남, 이후 대전·충남을 돌며 지역민들을 만나는 '한가위 대역전 필승투어'를 진행한다. 경선 활동을 중단했다 복귀한 손학규 후보는 연휴 기간 주로 광주·전남지역에 머물면서 재래시장과 버스터미널 등지에서 바닥표를 모으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올해 한가위는 오는 12월 제17대 대통령 선거를 3개월 앞두고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 확정과 통합신당 경선에 관한 갖가지 정치 얘기가 오랜만에 온 가족과 함께 모이는 곳에서 자연스럽게 얘기되어 질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것에 대해 아예 '진흙탕 같은 정치 얘기를 하지 말자'고 권유하고 싶다. '추석'이다, '설'이다 하는 민족 고유의 명절에 우리와 직접 관계없는 정치 얘기로 모처럼의 가족의 정을 나누는 장이 정치로 변질되지 않고, 좀 더 피부에 와 닿는 생산적 대화의 장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오랜 대가족 사회 이후 개발시대 여파로 시골과 도시라는 이격의 생활행태가 자리 잡은 우리나라의 경우, 자칫 잘못된 정치논의가 지역간, 세대간, 빈부간, 이념간 갈등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기도 하다.
반면에 그 대신에 반드시 나누어야 할 얘기가 있다. 바로 우리의 소중한 가정을 지키는 얘기로 꽃을 피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대한민국 가정은 위기를 넘어 해체단계에 이르고 있다. 폭증하는 이혼율, 호주제 폐지로 인한 불순한 혈통적 위험증가, 급증하는 국제가정 처우문제, 그리고 저출산 고령화, 마침내는 '불륜'의 사회화로 인한 간통죄 폐지 헌재소원 등 날이 갈수록 우리의 소중한 가정이 위협받는 환경이 도래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의 추석이 오랜만에 먼 곳에 떨어져 있는 가족들이 서로 정을 나누는 소중한 시기이니 만큼, 우리의 소중한 가정의 가치를 어떻게 회복하여 그 가치를 선양할 수 있을까 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추석을 통하여 전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대한민국의 '경제'도 살려야 하고, '정치'도 개혁되어야 할 중요과제이다. 하지만 가정의 소중한 도(道)가 바로 서지 않는 대한민국을 상상할 수 있을까? 근본적으로 대한민국을 희망으로 만들 가정이 바로 섰을 때 비로소 경제도, 정치도 그 의미를 더할 것이다.
금년도 추석에도 둥근 달은 뜰 것이다. 예부터 '해'는 남성(아버지)을 상징했고, '달'은 여성(어머니)를 상징했다. 때문에 아름다운 여인을 '달'같이 아름답다는 '달덩이'로 표현했다. 둥근 달을 바라볼수록 자애로운 모습에 한없이 보고만 싶어지게 되는 우리네 '어머니'와 같은 형상적 상징이 되었던 것이다. 바로 추석은 그 둥근 달과 같은 어머니 품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그 둥근 달만큼이나 우리의 가정은 원만하게 영원세세토록 보존 계승되어야겠다. 행여나 찌그러진 우리의 현재일지라도 더더욱 그 원만한 우리의 가정이 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하고 해답을 찾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쪼록 아끼며 사랑하는 참가정의 가치가 우리의 아름다운 명절 '한가위'에 더더욱 살아나길 기원해본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추석엔 제발 '정치 얘기'하지 말자.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http://www.dailyreview.co.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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