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의 분당, 어떻게 봐야하나

일하는 사람들의 눈으로 민주 노동당의 미래를 결정해야

등록 2008.01.27 18:50수정 2008.01.2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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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대통령 선거 결과의 파장이 민주노동당에서 멈출 줄을 모른다.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두 달 만에, 심상정 비상대책위가 출범한 지 불과 2주 만에 민주노동당 내 신당파가 ‘새로운 진보 정당 운동’을 기치로 분당을 공식화 했다.

해방 이후 당의 이합집산을 워낙 많이 봐온 터라 새삼 놀랄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일을 어쩌랴? 기존 보수 정당과는 다르다고 줄기차게 외쳐 온 민주노동당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하니 벌써부터 많은 곳에서 관심을 기울이고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대한민국 정치사 60년 동안의 모든 분당 및 합당들은 -오직 그 당사자들에게는- 명분이 있는 일이었을지 모른다. 또한, 이번 민노당의 (만약, 현실화가 된다면) 분당도 그에 걸맞는 나름의 명분이 있을 거라 믿는다. 그런데, 다시 어쩌랴? 최소한 필자가 보기에는, 대선 이 후 관심을 가지고 민노당 뉴스를 줄곧 봐왔지만 분당을 해야만 하는 명확한 이유를 아직까지 찾지 못했다. 단지, 각 정파의 일방적인 주장 만이 사방에서 메아리 칠 뿐이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아직 민노당 내부적으로 17대 대선에 대한 평가가 공식적으로 나오지도 않았고, 그 평가를 주도하고 그 평가에 근거해 내부 혁신을 이루겠다는 비대위의 활동에 대한 결과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회사 사정이 너무 좋지 않아 힘든 상황에서도, 어떤 이는 회사를 살리겠다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있는데, 몇 몇은 따로 모여 사업자 등록증을 새로 내겠다고 하니 이 일을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더군다나, 심상정 비대위가 활동을 시작한 지 불과 2주 밖에 되지 않았는데 말이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평가 하기 위해선 판단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이번 사태의 옳고 그름의 판단 기준은 무엇으로 해야 하는가? 그것은 바로 ‘일하는 사람’들의 눈이어야 한다. 과연 이번 분당 시도가 일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인지? 진정 이번 사태가 이전 보수 정당의 이합집산과 어떤 차이가 있는가?에 대해 신당파는 한겨울 거리에서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눈높이에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1984년, 시인 박노해는 ‘사랑은 일치를 향한 처절한 갈라섬’이라 외치며 노동자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싸웠다. 그로부터 23년 후, 한때 국민 중심당의 대선 후보였던 심대평은 ‘진보 세력은 분열해서 망하고, 보수 세력은 부패해서 망한다’며 진보도 보수도 아닌 극우세력의 재 집권을 호소했다. 둘 다 틀린 얘기인가? 아니면 당시와 현재의 시대적 상황을 정확히 반영한 얘기인가?


여기에 대한 대답은 일하는 사람들의 희망으로 우뚝 서고자 했던 민주노동당의 지도부와 신당파가 해야 한다. 필자는 단지, 23년 전의 그 시구를 인용하며 갈라진 깃발을 다시 올려, 심대평의 그 발언이 현실화 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극우세력의 예언의 현실화! 그것은 역사의 흐름이 거꾸로 가는 일이다. 민주노동당이 그들의 발언에 맞춰 움직일 이유가 없지 않는가?
#민주노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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