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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에 있는 공주칼국수 밖에서 본 공주칼국수 ⓒ 이명화
▲ 대전에 있는 공주칼국수 밖에서 본 공주칼국수
ⓒ 이명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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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내가 지인에게 어디 사냐고 물어봤었다. 그는 공주에 산다고 했다. 나는 나도 모르게 ‘공주칼국수!’라고 외쳤다. ‘공주 칼국수? 공주에 칼국수 집이야 많죠. 근데 공주칼국수란 집은 없어요’ 나는 괜히 창피했다.
난 공주에 어떤 맛집이 있는지 모른다. 난 그 음식점 이름이 그냥 ‘공주 칼국수’인데 정말 공주에 그런 곳이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 음식점은 대전에서 꽤 유명한 소위 ‘맛집’이다. 맛집이라고 하면 잔뜩 기대를 품고 가지만 실망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곳은 내 기분을 전환시켜주는 신기한 곳이다.
항상 이곳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주말에는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경우도 많다. 이 집은 워낙 유명해서 여러 장소에 체인점으로 많이 들어섰다. 이제는 어딜 가나 쉽게 볼 수 있고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장소가 되었다. 물론 간판만 보고 들어갔다가 실망하고 나오는 경우도 있다. 같은 공주 칼국수란 간판을 쓰지만 맛이 확연히 다른 식당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정말 맛있는 ‘공주칼국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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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한 칼국수 공주칼국에서 파는 순한 칼국수 ⓒ 이명화
▲ 순한 칼국수 공주칼국에서 파는 순한 칼국수
ⓒ 이명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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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순한 칼국수 하나, 주꾸미 하나 주세요.”
내가 이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메뉴도 안 보고 하는 주문이다. 주꾸미와 칼국수? 별로 어울려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이 식당의 별미 주꾸미, 그리고 얼큰한 칼국수 하나면 내 기분도 좋아진다. 이 식당의 주꾸미는 조금 특별하다. 아주 맵기 때문이다. 나와 내 친구는 이 주꾸미 양념에 사로 잡혀있다. 맵지만 계속 먹을 수밖에 없는 매력적인 맛 때문이다.
이곳에선 칼국수도 다양한 방식으로 먹을 수 있다. 순한 칼국수를 시키면 순한 국물과 함께, 얼큰이 칼국수를 시키면 얼큰한 국물과 함께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나와 내 친구는 칼국수를 다른 방식으로 먹는다. 순한 칼국수 면발을 주꾸미 양념에 버무려서 먹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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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꾸미 칼국수와 버무려 먹는 주꾸미양념 ⓒ 이명화
▲ 주꾸미 칼국수와 버무려 먹는 주꾸미양념
ⓒ 이명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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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빔공기 주꾸미양념에 비벼 먹는 맛은 일품이다. ⓒ 이명화
▲ 비빔공기 주꾸미양념에 비벼 먹는 맛은 일품이다.
ⓒ 이명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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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국물 한 모금이면 나의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그렇게 주꾸미와 칼국수를 다 먹고 나면 배가 불러온다. 그래도 나는 꼭 비빔공기를 하나 시킨다. 주꾸미 양념에 밥을 비벼주면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이 금방 없어진다. 이렇게 친구와 배부른 배를 치면서 항상 하는 말이 있다. ‘다음에 또 오자.’
나는 친구들과 함께 있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공주칼국수에 오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친구들과 함께 공주칼국수를 먹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 이러한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 앞으로도 이런 소소한 행복은 계속 나를 이 장소로 이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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