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꾸라오로
노태권
이사하는 날 어떻게 알았는지 가장 먼저 찾아와서 병따개나 자석스티커를 주고 가는 중국집 아저씨들.
어수선한 방 바닥에 신문지 몇 장 깔고 앉아 먹는 자장면과 탕수육 그리고 서비스 군만두는 어디에도 비길 데 없는 성찬인 동시에 하나의 이사 문화로 우리네 생활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짭짤하고 고소한 자장면과 새콤달콤하고 졸깃졸깃한 탕수육이야말로 한국사람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불변의 중국요리다.
자장면과 탕수육의 발원지인 중국에서 유학생들이 가장 먹고 싶어하는 한국음식이 자장면과 탕수육이라는 사실. 참 아이러니한 이야기다. 반드시 먹어봐야 할 광동요리 두 번째 이야기로 탕수육의 원조 '꾸라오로'를 소개한다.
'꾸라오로'는 광동요리의 명채(名菜)'꾸라오로'는 색상이 보기 좋을 뿐만 아니라 맛이 새콤달콤하고 졸깃졸깃하여 식욕을 돋운다. 케첩의 독특한 향이 어우러져 특별한 풍미를 가지고 있다. 케첩을 중국요리에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광동지방과 복건지방을 제외하고 중국의 기타 요리계통에서는 그리 오래되지 않아 중국요리에서는 그 수가 많지가 않다. 근래에 들어 케첩을 사용 하는 것이 유행이 되기 시작하면서 중국의 전통식품에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꾸라오로'는 청나라 말기부터 만들기 시작했는데 당시에 광주에 많이 살고 있던 외국인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요리사들이 '탕추파이구(돼지갈비를 새콤달콤하게 조리한 요리)' 중의 뼈를 발라내고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케첩과 파인애플을 넣어 기름의 느끼한 맛을 제거한 것이 시작이다.
'꾸라오로(咕老)'라는 말은, 요리를 만들 때 그 향기가 새콤달콤하여 보고만 있어도 입안에 침이 꼴딱꼴딱(咕噜咕噜)넘어간다고 하여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또 다른 이는 '꾸라오로' 요리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지 아주 오래되어서 '꾸라오(古老)'라는 이름으로 불려지다 현재의 '꾸라오로'가 되었다고도 한다. 두 가지 설 모두 다 신빙성이 가는 이야기다.
'꾸라오로'는 삼겹살로 만들어야 제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