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지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 목소리

환경단체, 전국적 반대 운동 펼쳐갈 것...민노당, 국감 증인으로 건설반대 위원장 선정

등록 2008.10.03 18:29수정 2008.10.03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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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제주해군기지 건설 예정지에 서식하고 있는 금빛나팔돌산호(멸종위기종 2종)

제주해군기지 건설 예정지에 서식하고 있는 금빛나팔돌산호(멸종위기종 2종) ⓒ 녹색연합


최근 제주 해군기지 건설 사업이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23일, 환경부가 해군기지 건설 예정지에 대한 조사를 벌이던 중 생태적으로 가치가 높은 천연기념물 제442호 연산호 군락을 발견하면서 반대 목소리가 더욱 커진 것.

이러한 상황이 알려 지면서 지난 2일,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 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일인 시위가 진행되었다.

일인 시위 참석자 서승원씨는 "제주도민은 아니지만 아름다운 환경과 평화의 섬 제주에 군사기지가 건설되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어서 피켓을 들었다"고 밝혔다. 특히 서씨는 "일인 시위를 준비하면서 해군 담당자로부터 협박성 전화를 받았다"며 "아직도 이런 식으로 국민의 여론을 잠재우려는 해군의 전근대적 발상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이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 문제는 다음 주 국정감사에서도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민주노동당은 국정감사 증인으로 양홍찬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대책위 공동위원장을 선정해 제주 해군기지 건설의 타당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방침이다.

또 오는 7일 오전에는 여러 환경단체와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기자회견이 준비되어 있다.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와 시민사회단체들은 제주지역 시민환경단체와 함께 해군기지 건설 반대에 목소리를 높일 예정이다.

제주참여환경연대 양동규 국장은 "제주도 내에서 뿐 아니라 서울을 중심으로 한 다른 지역에서 반대 운동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앞으로 이 같은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아름다운 생태보고인 강정마을 앞바다에 해군기지가 들어서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a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 일인 시위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 일인 시위 ⓒ 황민혁


- 본인 소개를 해달라.
"이름은 서승원이고 직업은 배우이다. 수원에 살고 있으며 제주 해군기지 반대를 위한 일인 시위를 위해 서울에 올라 왔다."

- 일인 시위를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
"제주도는 평화의 섬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가장 생태적 가치가 높은 곳 중에 하나다. 특히 개인적으로 아내의 고향이 제주도이기 때문에 더 큰 애착을 갖고 있다. 이번 추석에 아내와 같이 제주를 내려가는 길에 해군기지 건설이 확정되었다는 기사를 읽게 되었다.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 이후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관한 여러 정보를 접하면서 이것만은 꼭 막아야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일반 시민으로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그래서 고심 끝에 서울 한 복판에 나와서 일인시위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이렇게 나왔다."


- 제주도지사를 비롯한 일부 제주도민들이 해군기지 건설을 찬성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선 제주도에 대한 바른 인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세계 평화의 섬'으로 지정된 제주도에는 세계 각처에서 평화를 연구하는 많은 연구기관들이 들어서고 있고 평화를 주제로 한 행사들도 계속 열리고 있다. 이러한 곳에 대규모 군사시설이 들어선다는 것은 오히려 제주도의 이미지를 대폭 실추시키는 결과만을 가져 올 것이다.

제주도는 평화의 섬일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생태 관광의 섬이다. 특히 서귀포는 세계적으로도 아름다운 우리나라 최대의 문화유산이다. 이런 이유로 이곳은 각종 보호지역으로 선정되어 있다. 그런데 이곳에 해군기지가 들어서 해양생태계를 파괴시키고, 아름답고 자연 환경을 볼 수 없다면 얼마나 제주도의 가치가 떨어질 것인가? 오히려 해군기지 건설을 온 힘을 다해 반대해야 할 사람인 제주도지사가 찬성하는 입장에 있다는 것에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

- 일인 시위를 준비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일인시위를 준비하면서 해군 담당자로부터 협박성 전화를 받았다. 웬만하면 일인 시위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너무 화가 났다. 아직도 그런 식으로 일반 시민들의 자유로운 의사표시를 막으려고 한다는 말인가?
또한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한다고 주장하면 몇몇 사람들은 나의 이념과 사상을 의심하더라. 제주도를 지키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이야기해도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이념 갈등의 잔재가 많이 남아 있는 것 같다. 그 외에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다. 아내도 흔쾌히 찬성하고 적극적으로 도왔다. 제주 걷기 여행에 관한 책을 펴낸 출판사에서 책 몇 권도 협찬 받았다."

-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
"제주 해군기지 건설 계획이 철회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반대 운동을 펼쳐 나갈 것이다. 일인 시위도 계속하고 반대 집회나 기자회견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달려가겠다. 인터넷을 통해서도 꾸준히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려나가겠다. 다음 주 국회 국정감사에서 제주 해군기지 건설 문제가 나올 것이라고 하니, 국회 앞에 가서 일인 시위를 하겠다."

덧붙이는 글 | 황민혁 기자는 녹색연합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황민혁 기자는 녹색연합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제주해군기지 #연산호 #제주 #해군기지 #강정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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