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고 때리는 폭력의 악순환을 이젠 끊어야 합니다. 사진은 영화 <친구>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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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두발·복장규제를 풀었을 때 발생하는 여러 장점들이 있습니다. 잘 알려진 대로 선린인터넷고등학교의 경우 지난 2004년부터 두발 및 복장 규제를 완화한 데 이어 2년 뒤에는 두발 규제를 아예 폐지했습니다.
학생들은 자신의 머리 모양을 취향대로 선택했지만, 별다른 문제는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반응 중 긍정적인 것이 더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 학교의 진학률이나 입학 경쟁률은 굳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머리가 좀 길다고 탈선학생이 아니며, 머리가 짧다고 모범생인 것은 아니라는 것이 제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두발·복장 규제가 학생들의 탈선을 막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그것을 푼다고 해서 탈선이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매를 아끼면 자식을 망친다'는 말보다는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말을 좀 더 믿는 편입니다. 어려서 부모에게 맞고, 자라서 학교에서 맞고, 군대 가서 고참에게 맞고, 결혼해서 자기 아이 때리는 이 악순환 구조를 바꿔야 하지 않겠습니까. 맞아서 고쳐졌다면, 때려서 고치려고 하지 않겠습니까.
제가 우려하는 것은 체벌이 내면화되어 폭력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우 선생님께서 지적하신 교육현장의 문제는 제가 늘상 말해오고 있고 나름대로 해결방안을 제시해 왔기에 일일이 반박하지 않겠습니다.
사실 선생님께서 저에게 하신 말씀은 '법안 잘못됐다'는 말이 아닐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학교 현장이 너무 힘들다, 공교육이 죽어가고 있다는 호소를 하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육의 붕괴, 전적으로 어른 책임입니다선생님, 아이들의 부모 소득과 성적을 비교해보십시오. 일정한 패턴이 나올 것입니다. 제가 이른바 명문대로 불리는 대학들에 진학하는 학생의 소득수준을 보니 확연한 패턴이 보였습니다. 아마도, 일선 학교에서 누구보다 많은 것을 느끼고 있으시겠지요. 부잣집이라고 똑똑한 아이가 더 많이 태어날 리도 없는데, 현실이 그렇습니다. 아이들의 책임이 아니라, 사회를 운영하고 있는 어른들의 책임입니다.
사교육시장의 폭발적 확대와 탈선 청소년의 증가는 사실 동전의 양면입니다. 두발·복장규제, 체벌로 다잡아보겠다는 노력은 어른들의 자기 위안이 아닐까 우려됩니다. 문제의 원인이 다른 곳에 있다면 처방도 낡은 관행이 아닌 새로워야 한다고 봅니다.
돌봄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더 많은 돌봄과 사랑을 주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 사회가 교육을 책임진다는 것은, 아이들을 사회 구성원들의 한사람으로 함께 책임지는 사람으로 키워내겠다는 목표가 있기 때문인데, 제대로 되고 있지 않습니다.
어렵고 힘들겠지만, 지혜를 모아야겠죠. 선생님의 소중한 의견 잘 들었습니다. 두서없이 말이 길었습니다. 기회가 되면 만나서 우리교육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싶습니다. 항상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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