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숙 대원이 중년의 고산마을 주민을 검진하고 있다.
푸르메재단
이금숙 교수는 "한 지역에 대한 장기적인 집중 진료활동으로 치아건강 관리를 '문화'로 정착시키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라고 강조했다. 그러려면 6개월 내지 1년 단위로 정기적으로 방문해 진행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접근방식을 적용해야 유의미한 연구조사 결과를 도출할 수 있고, 다른 지역에 봉사를 나갈 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한마디로 지속적인 의료활동을 통한 근본적인 개선을 이루어 내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봉사라는 말이다.
다행인 것은 네팔에서 최근 국가적으로 구강보건교육을 시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카트만두나 포카라 등 대도시의 학교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어 고산지대 주민들은 소외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푸르메네팔미소원정대가 치료활동은 물론 예방교육에 힘을 쏟은 점은 평가할 만하다는 게 치과의사 대원들의 일치된 의견이었다. 제대로 이를 닦는 것이 최선의 치아관리이기 때문이다.
지속적 의료지원으로 '건강 문화' 바꿔야이틀 걸려 올랐던 산길을 하루에 내려왔다. 천근만근 온 몸을 짓누르던 고소증세와 피로도 덧없이 사라지는 아침 안개처럼 종적을 감추었다. 힘겨운 삶에 찌든 고산마을 사람들과 헤어질 수밖에 없는 안타까움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우리는 반드시 이곳에 다시 올 겁니다!"
어느덧 애정과 신뢰를 주고받는 사이가 된 대원들은 하산하면서도 자꾸만 뒤를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행사를 주최한 재단 직원들에게, 엄홍길 대장에게, 함께 걷는 동료들에게,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말이다.
우리를 내려놓고 도시로 사라졌던 경비행기가 무심한 프로펠러 굉음을 울리며 다시 우리를 맞았다. 그 비행기는 저산소에 시달리면서도 목적지인 남체를 향해 한발 한발 옮겼던 1박2일의 거리와 비교할 수 없이 먼 곳 카트만두에 한 시간도 채 안 돼 우리를 내려놓았다.
'이제 끝났어. 우리는 할 일을 다 한 거야…….'
'남체'는 어디나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