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소주 불매운동 2호, 삼성의 반응은?

등록 2009.06.17 18:05수정 2009.06.1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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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불매 1인 캠페인을 시작한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 김성균 대표 ⓒ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

삼성불매 1인 캠페인을 시작한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 김성균 대표 ⓒ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이하 언소주)이 11일 삼성의 5개 기업을 '불매운동 기업 2호'로 선정하고 광고 중단 압박에 나섰다. '언소주'의 김성균 대표는 16일 낮 12시부터 1시까지 종로 삼성증권 건물 앞에서 삼성불매 1인 캠페인을 벌였다.

 

'언소주'의 불매운동은 삼성전자·삼성증권·삼성화재·삼성생명·에버랜드 등 5개 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언소주 측에서도 이미 밝혔듯이 삼성은 국내 매출이 전체 매출의 10%도 차지하지 않을 만큼 미비한 상황이다. 전 국민이 삼성 제품을 전혀 사지 않아도 삼성에 끼치는 영향은 크지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

 

그런데도 일부 보수언론들은 '언소주'의 행보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선일보>에서는 6월 15일자 사설에서 "시민단체, 언소주 '자살특공대식 불매운동' 고발한다"며 언소주의 불매운동을 강하게 비판했다. 같은 날 <동아일보>는 "해외에 삼성 악선전해 경제 망치려는 협박꾼들"이라는 사설을 올렸다.

 

'언소주'에 대한 압박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11일 '언소주'가 삼성에 대한 불매운동을 시작한다는 발표를 한 다음날, 검찰에서는 발빠르게 '언소주'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를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검찰 측에서는 만일 기업에 피해가 일어나면 즉각 법률적인 제재를 가하도록 검토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고, 또한 오는 17일쯤 '언소주' 집행부를 소환해서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2월 19일 '조중동 광고 불매운동'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언론매체의 소비자인 독자는 언론사의 편집정책을 변경시키고자 하는 목적을 갖고 언론사에 대한 불매운동 등의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며 불매운동의 정당성을 인정했다. 불매운동은 정당한 소비자운동이라는 뜻이다.

 

그들이 삼성 불매 운동에 과민한 반응 보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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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5일 자 <조선일보> 8면 기사 ⓒ 조선일보

6월 15일 자 <조선일보> 8면 기사 ⓒ 조선일보

그렇다면 보수언론과 검찰에서 '언소주'의 삼성불매 운동에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침묵의 카르텔'에 있다. 이는 언론-사법-행정-입법-기업의 구도로 이루어지는 거대한 커넥션으로, 이 안에 갇힌 시민들은 눈이 멀고 귀가 먹게 된다. 옳은 말을 하면, 마녀사냥의 대상으로 지목되어 조직적인 공격을 받게 되는 시스템이다.

 

삼성은 이 거대한 카르텔의 중심에서 모든 부분의 핵심부를 조정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이 '침묵의 카르텔'에 대해 지적했고, 이를 깨기 위해 싸움을 벌였지만 성공한 경우는 거의 없다. 이 카르텔에서 자유로운 인물과 기업은 얼마나 될까?

 

고려대학교 언론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조광명(42)씨는 '한국언론사주의 혼맥에 관한 연구'에서 3대 보수언론이 친기업적 기사 논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연구해냈다. 조씨는 "조선, 중앙, 동아라고 하는 언론사의 혼맥을 분석해 보니, 우리나라 30대 재벌의 혼맥이 다 얽혀 있다. 기득권을 가진 상류층들이 다 한 집안이어서 언론이 (국민의 여론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기득권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언론과 재계의 혼맥 자체를 비판하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의 영향력 아래 있는 신문이 기사의 공정성을 보장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분명 의심의 여지가 있다. 결국 현실은 "언론사 사주가 재벌과 혼맥으로 연결되어 있는 상황에서 재벌에 대한 비판적 기사가 나타나는 것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조씨의 주장대로 되어갈 가능성이 훨씬 높다. 위에서 말한 보수 언론의 '지나친 언소주 때리기'는 이를 통해 볼 때 아주 당연한 일이 되는 것이다.

 

국민들은 이러한 시스템을 조금씩 인지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에 대한 최초의 본격적인 저항운동이 바로 언소주의 삼성 불매운동이다. 이 때문에 삼성 측에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신문법과 방송법을 개정해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고, 집시법을 개정해 국민들의 마지막 저항권까지 빼앗을 준비가 차근차근 진행되는 상황이었다. 이제 조금만 더 있으면 모든 것이 완료되는 시점이었다. 그런데 언소주가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게다가 지난 4월 삼성의 경영권 편법 승계가 6:5의 무죄로 결론이 났다. 어쨌든 이건희 전 회장이 아들 이재용을 위해 편법으로 경영권을 넘겨준 것이 무죄라면, 이제 이재용이 그의 아들을 위해 편법으로 경영권을 넘겨주는 것도 무죄가 된다. 아니, 그 '편법'이라고 하는 것이 '합법'이 되는 것이다. 결국 삼성재벌의 이건희 사유화는 더욱 확실해졌고, 앞으로의 '왕위계승' 역시 별다른 문제 없이 진행될 수 있다.

 

삼성이 어떤 반응 보일지는 미지수

 

현재 삼성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눈빛은 애증이 섞여있다. 신뢰 또한 대단하여 '삼성이 망하면 나라가 망한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과연 삼성이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서의 기업윤리를 실천해 왔느냐고 물어본다면 국민들 대부분은 고개를 흔들 것이다. 에버랜드 경영권 편법 승계 뿐만이 아니다. 지금까지 삼성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일이 어디 하나 둘이던가?

 

삼성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미지수지만, 이후 '언소주'는 삼성과의 협상에서 조중동 외에 경향과 한겨레에도 광고를 내라는 선에서 '합의' 볼 가능성이 높다. 이전의 불매운동 목표였던 '광동제약'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앞으로의 싸움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는 두고봐야 알 일이다. 국민들은 이제 그 거대한 카르텔에 대해 분명히 인식하고 있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분명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드러난 언론과 검찰의 반응을 통해 보면, 삼성이 별다른 모습을 보일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많은 국민들은 삼성이 편법이 아닌 '정도'로 가는 존경받는 기업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과연 삼성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그 귀추가 주목된다.

2009.06.17 18:05 ⓒ 2009 OhmyNews
#삼성불매 #언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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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 중앙연구원에서 한문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를 중심으로 한 인식 변화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좋은 글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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