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을 카메라에 담으려 세미원을 찾았다

관습에 젖어있는 세미원

등록 2009.08.01 10:10수정 2009.08.0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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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세미원입구 있는 고무신장 세미원에 뾰족한 하힐을 제지하려 준비한 고무신입니다.

세미원입구 있는 고무신장 세미원에 뾰족한 하힐을 제지하려 준비한 고무신입니다. ⓒ 조응구


a 세미원 공원들어가는 문 세미원 매표소를 지나 두번째 맛는 문

세미원 공원들어가는 문 세미원 매표소를 지나 두번째 맛는 문 ⓒ 조응구


7월 마지막 날. 연꽃을 카메라에 담기위해 아침 일찍 청량리역을 찾아 중앙선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양수역에서 하차하여 오전 10시경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용담리632번지에 있는 세미원에 도착했다.


세미원은 그동안 입장료를 받지 않았다. 그런데 입장료 3000원이라고 붙어있었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6월 23일부터 입장료를 받는다고 했다. 다행이 65세 이상은 무료다. 세미원엔 연꽃이 많은데, 수련 꽃 등 여러 종류의 꽃들이 심어져있다.

세미원은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류하는 아주 아름다운 지점이다. 경기도가 수도권지연 상수도 보호구역이라 수질개선에도 노력을 기울이는 곳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동안 지역주민과 서울사람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세미원 내 정자(亭子)와 공원도 많이 보수하고 정비하여 가족들이나 연인끼리 데이트하기 좋아보였다. 나는 가끔 사진을 찍으러 카메라를 메고 왔었다. 올 때 마다 삼각대를 공원 안으로 못 가져가게 제지를 해서 불만이었다. 입장료를 받는다고 하여 무엇이 달라졌나하고 와봤다. 개보수하여 정문위치가 달라지고 주위가 정비된 것뿐이지 특별이 달라진 것은 없었다.

a 꽃 안내 표찰에 한글이 컷으면 좋을것같습니다. 꽃 표찰을 보니 영어는 크고 한글은 작아서 영어로만 표기된줄알았습니다.
한글이 더 컷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꽃 안내 표찰에 한글이 컷으면 좋을것같습니다. 꽃 표찰을 보니 영어는 크고 한글은 작아서 영어로만 표기된줄알았습니다. 한글이 더 컷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조응구


a 세미원에서 여유롭게 화폭에 그림을 그리는 모습 사람의 마음을 여유롭게 하는 화가의 그림그리는 모습

세미원에서 여유롭게 화폭에 그림을 그리는 모습 사람의 마음을 여유롭게 하는 화가의 그림그리는 모습 ⓒ 조응구


입장을 하려고 매표소에 막 들어서니 검표원이 내 가방에 삼각대가 있는 것을 보더니 뭐 큰 것이라도 건진 양 삼각대를 가리키며 내려놓으라고 했다. 나는 기분은 나쁘지만 전에 하던 대로 삼각대를 카운터에 맞기고 부표26번을 받고 입장을 했다. 공원 안에 들어서니 연꽃은 이미 다 지고 어쩌다가 한두 송이가 남아있었다.

세미원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은 카메라 삼각대 뿐만이 아니었다. 여성들이 주로 신는 하이힐도 들어가지 못했다. 하이힐의 굽이 뾰족하기 때문이었고, 대신 고무신을 빌려주며 신고 관람을 하라고 했다. 여성들의 신발까지 제지를 하는 것은 너무 심한 게 아닌가 생각된다.


사실 내부를 들어가 보아도 다른 공원보다 특별히 다른 것이 없다. 대한민국 어느 곳을 가도 사진을 찍도록 허용하는 곳은 삼각대를 다 허용한다. 더욱이 이곳도 사진 촬영을 허용하고 세미원 홈페이지에도 사진을 올리게 되어있다. 카메라와 삼각대는 불가분의 관계다. 꽃 사진 같은 것은 삼각대를 사용하지 않으면 나 같은 실력으로는 50%도 건지기 어렵다.

세미원이 상수원 보호 구역임을 감안해도 나로서는 저히 이해가 안 된다. 전에는 하루 관람 수를 이천 명으로 정하고, 예약을 하지 않고 가면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도 했었다. 사진을 취미로 촬영하러 다니는 한 아무개씨는 우스개로 "이곳은 우리나라 땅이 아닌가"라고도 했다.


a 가을이 다가오는 소리 말복을 앞에두고 꼬추잠자리의 모습이 지난 가을의 아름다운 추억이 새로워지는 멋진 모습이니다,

가을이 다가오는 소리 말복을 앞에두고 꼬추잠자리의 모습이 지난 가을의 아름다운 추억이 새로워지는 멋진 모습이니다, ⓒ 조응구


오늘도 사진을 촬영하며 몇 분에게 물어봤다. 대개가 나와 같은 생각이었다. 입장을 하면서 매표소를 지나니 중간 문에 직원 한사람이 책상을 놓고 앉아 있어 질문하자고 했다. 운영주체가 어디야고 물으니 경기도청이라고 했다. 세미원과는 어떤 관계냐고 물으니 직원이라고 대답했다. 그럼 이곳에 사진을 촬영은 하라고 하면서 삼각대는 왜 못 가져가게 하는 거냐고 물었다. 그 대답은 잔디 보호 때문이라고 했다.

삼각대를 못 가지고 들어가게 하는 명분치고는 어설펐다. 잔디 보호를 위해서 수십 리 길을 마다하지 안고 찾아온 사람들에게 너무 가혹한 일이 아닌가. 아쉽다. 기분이 잡쳐서 여기저기 다니다가 화폭에 연꽃을 담는 50대 여성을 만나게 됐다. 나는 방해가 안 되게 조용히 구경을 했다. 이십 분정도 지났을까 했을 때. 여자 분이 쉬려고 일어섰다. 나는 그때 틈을 타서 물어봤다. "좋은 꽃을 화폭에 담으시네요"했더니 웃으며 취미로 조금씩 그린다고 했다, 입장 할 때는 기분이 많이 잡쳐 있다가 여유 있게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고 마음이 풀렸다. 세미원이 앞으로 관람객의 편의를 더 많이 배려하고 발전했으면 싶다.
#세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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