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라'가 우리말인가?

광고 쪽지, 전단지 등 우리말 두고 일본말 써서야

등록 2010.09.06 13:06수정 2010.09.06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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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공영방송사라고 일컫는 한국 방송공사(KBS)가 지난 1일 낮 12시 새 소식 시간에 일제의 잔재인 '삐라'라는 용어를 방송용어로 사용하였다.

 

이 나라 공영방송사라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위치에 있는데 방송용어 선택에 신중함을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일제의 잔재를 우리말인 것처럼 서슴없이 사용하며 자막까지 내보내는 행위는 대한민국은 아직도 일본의 언어 식민지라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대한민국 공영방송사라는 곳에서 우리말인지 일제의 잔재인지 조차 구별하지 못한다는 것은 정말 수치스러운 일이다.

 

'삐라'에 대응하는 우리말에는 전단지, 광고지 등등이 있다. 이러한 기초적인 상식조차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방송사에서 일하고 있다. 광복된지 70여 성상이 지난 오늘날 이 나라의 공영방송사에서 조차 일제의 잔재를 청산하지 못하고 그런 용어를 방송용어로 사용하고 있으니 국민들이야 오죽하겠는가?

 

이것은 대한민국은 아직도 일본의 '언어식민지'라고 자처하는 처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국문학계나 국립 국어원에서는 '삐라'는 외래어이므로 우리말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삐라'라는 말은 일본 외래어의 잘못된 발음이지 우리말이 아니다. 외래어라는 것은 우리말에 없는 말소리를 빌려서 우리말처럼 쓰도록 되어 있는 말이지 결코 우리말이 아니다.

'우리말'과 '우리말처럼'이라는 말은 분명히 그 뜻이 다르다.

 

일본어 사전에는 '삐라'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풀이하고 있다.

 

<ビラ[비라] (bill의 잘못) 선전광고를 위해서 눈에 띄는 장소에 써서 붙이거나 통행인에게 나누어주는 종이쪽지. ちらし(찌라시).>

 

bill의 올바른 일본 외래어 표기법은 [비루(ビル)]로 표기되어 있다. 그들은 분명히 "비라"는 bill의 잘못된 발음이라고 밝히고 있으며 그들의 외래어 표기법으로는 ビル(비루)가 옳은 표기법이라고 하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bill의 일본 외래어 표기는 ビル(비루)인데 이것이 ビラ(비라)로 잘못 발음된 것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일제 강점기 동안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삐라'로 발음이 변해버린 것이다.

 

국문학계와 나랏말을 책임지고 있는 국립 국어원에서 이러한 일제의 잔재들을 청산하지 못한 것이 근본 원인이다. 이 말과 같은 뜻을 가진 ちらし(찌라시)라는 일본말이 있는데 이 용어를 쓰는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다.

 

광고 쪽지, 전단지 등등과 같은 우리말이 있는데도 ビラ(비라)나 ちらし(찌라시)라는 일본말을 사용하기를 즐기는 것은 문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덧붙이는 글 | 최성철 기사는 한글 연구회 회장입니다

2010.09.06 13:06 ⓒ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최성철 기사는 한글 연구회 회장입니다
#한글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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