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장관 퇴임으로 '공정한 사회' 큰 타격"

<월스트리트저널><신화통신> 관련 내용 보도... "고위 참모들 윤리적 기준 의심케 만들어"

등록 2010.09.07 10:02수정 2010.09.0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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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환 외교부 장관이 딸 채용과 관련한 추문으로 퇴임한 사실을 전하고 있는 CNN방송 홈페이지. ⓒ CNN

유명환 외교부 장관이 딸 채용과 관련한 추문으로 퇴임한 사실을 전하고 있는 CNN방송 홈페이지. ⓒ CNN

"유명환 외교부 장관이 친족 등용 스캔들로 사임함에 따라 한국 정부가 이제 막 시작한 '공정한 사회' 캠페인은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지난 달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 후반의 국정기조로 선포했던 공정한 사회란 개념은 바로 그와 정반대를 집약해서 보여주는 이번 스캔들때문에 그 진의를 의심받게 됐다."  

 

유명환 외교부 장관의 사임과 관련해 6일, 중국의 <신화통신>이 보도한 기사 내용의 일부다.

 

이명박 대통령이 내세우는 '공정한 사회'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외신들이 이번 유 장관의 사임을 설명하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용어 중 하나가 됐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대통령이 모든 이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준다는 '친 서민정책'을 다짐하고, '공정한 사회에서는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할 수 없다'고 강조한 이래, 이명박 정부의 관리들은 물론 여야가 모두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논의해온 상황에서 이번 일이 벌어졌다" 며 유 장관 사임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 신문은 또한, "과거에 이런 사건은 하나의 오랜 관행으로 처리될 수 있었겠지만, 공정한 사회의 기준에 따라 이번 스캔들은 용서받을 수 없다"는 이 대통령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딸의 특채에 유명환 장관이 관련된 사실로 사임을 결정했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이와 관련된 문제를 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정부 공직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유명환 장관의 사임은 현 정부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며, 유 장관의 사임을 수락하고, 새로운 인물을 물색하는데 2-3주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도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지>도 연합뉴스의 소식을 통해 유명환 장관의 사임 소식을 전했다. 김영선 외통부 대변인은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켜 국민께 죄송하다고 밝히면서 유장관이 사임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MB 고위참모들의 윤리적 기준 의심케 만들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 권우성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 권우성

그러나, 유 장관의 사임이 바로 그같은  '공정한 사회'를 세우려는 이명박 대통령의 진정성에서 나온 결과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외신들이 의구심을 표명했다.

 

가령,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즈>는 "유 장관의 사임이 부패 혐의로 낙마한 3명의 총리 및 장관 후보자들로 얼룩진 이명박 정부의 이미지를 회복하려는 노력이 이뤄지는 때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또한 "이 대통령이 최근 중요 공직자들을 잘못 선택하고 유죄를 선고받은 기업 대표들을 사면함으로써 국민들의 비난에 직면했다. 지난 주 국무총리 지명자와 두 명의 장관 후보자들은 부패와 비윤리적 행동 때문에 사임했다. 지난 달 이 대통령은 법을 위반한 기업의 임직원들을 대거 사면시킴으로써 기업의 관리를 향상시키겠다는 정부의 약속을 무색하게 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도 "이 대통령이 정부 관리의 선택 문제와 범죄를 저지른 기업의 지도자들을 사면함으로써 국민적인 비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 타임즈>는 이 대통령이 '공정한 사회'를 추구하지만, 그에 부합하는 정부 고위 공직자를 선출하는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유 장관의 스캔들은 고위 공직자가 연루된 일련의 사건들 중 가장 최근의 것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고위 참모들이 갖는 윤리적 기준을 의심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G20 등 외교업무 차질 우려... 정책에는 변화 없을 듯"

 

유 장관의 사임으로 한국의 외교 업무에 차질이 있을지 우려하는 지적들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AP통신>은 유 장관이 이번 달 UN 총회에서 연설을 하기로 돼있었고, 11월에는 한국에서 G-20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유 장관의 사임이 G-20 회담을 통해 국제 외교 무대에서 지도적인 역할을 하려는 한국 정부에게 어려움을 줄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유 장관의 사임때문에 한국 정부의 외교 정책이나 남-북 관계에 변화가 있으리라 보는 전망은 거의 없다.

 

<로이터 통신>은 "한국 외교 정책의 우선 순위는 미국과의 긴밀한 관계를 다지고, 천안함 사건 이후 북한을 고립시키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므로, 유 장관의 사임때문에 그런 정책에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 전했다.

 

<CNN>도 유 장관의 사임이 한국의 외교 정책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 전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차기 국무총리를 물색해야 하는 까닭에 유 장관의 후임을 결정하는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금요일 워싱턴을 방문한 한국 관리의 말을 빌어, 남-북간 대화 재개는 "시기 상조"라는 한국의 입장을 전했고, <AP통신>은 현재 북한의 핵 무기 개발을 끝내려는 외교적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 때에 유 장관이 사임했지만, 중국이 6자 회담 성사를 위해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함으로써, 유 장관 사임으로 6자 회담 성사 여부에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2010.09.07 10:02 ⓒ 2010 OhmyNews
#유명환 #공정한 사회 #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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