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으로 찾아온 클럽에서 온 가족이 춤을

관객과 배우가 하나가 된 춘천마임축제 '수요일 플랫폼'과 '으랏차차 클럽'

등록 2011.05.30 09:43수정 2011.05.30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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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강원도 춘천 몸짓극장에서는 춘천마임축제의 '수요일 플랫폼' 공연과 '으랏차차 클럽' 축제가 펼쳐졌다. 오후 5시부터 밤 12시까지 펼쳐진 이날 공연에는 늦은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어린 아이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이 모였다.

날 따라해봐요 이렇게! 춘천 몸짓극장에 모인 관객들이 마임 공연자의 몸짓을 따라하고 있다.
날 따라해봐요 이렇게!춘천 몸짓극장에 모인 관객들이 마임 공연자의 몸짓을 따라하고 있다. 정소연

이날 펼쳐진 '수요일 플랫폼' 공연에서는 이날을 <한국마임의 날>로 지정, 한국마임협의회의 회원들이 직접 나서 한국마임의 현주소를 알렸다. 뿐만 아니라 국내외 공연자와 축제 및 공연 관계자, 스태프, 자원활동가, 관객 등 춘천마임축제를 공통분모로 하는 모든 사람들이 교류하며 친목을 도모하는 자리가 되었다.


공연은 실내공연과 야외공연으로 나뉘어 상연되었다. 몸짓극장 내에서는 인간애와 생명의 의미를 시사하는 <투 폴리스 맨>, 보편적이고 인간적인 모습 그 반대편에 서려있는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표현한 <우리는 이렇게…>, 공간과 빛, 움직임을 통해 끊임없이 유영(遊泳)하고 있는 자아를 보여준 <삶의 저편 - 문&MOON>이 상연되었다.

마임, 하늘을 날다 크레인을 이용해 공중 마임을 펼치고 공연자의 모습이다.
마임, 하늘을 날다크레인을 이용해 공중 마임을 펼치고 공연자의 모습이다. 정소연

야외에서 상연된 공연들은 작품의 특성에 따라 공간을 이동하며 상연되었는데 관객의 참여를 통해 즉흥극 형식으로 구성된 공연이 주를 이루었다. 영상을 틀어놓고 초를 켜거나, 관객들 사이 여기저기를 뛰어다니거나 심지어는 크레인을 이용하여 공중을 날아다니며 펼쳐진 이 날 공연들은 다분히 실험적이며 좌중을 압도하는 공연이었다.

또한 관객들은 이러한 마임공연에 직접 참여함으로서, 무대와 객석사이의 장벽을 깨고 공연자와 한데 어우러져 마임을 즐겼다.

야외 공연을 상연했던 한국마임협의회 회원 강정균씨는 "'마임은 이해하기 어렵고 난해하다' 라는 사람들의 선입견을 깨고 관객과 배우가 함께 소통하며 하나의 공감되는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보람찼다"고 말했다.

이날의 백미는 국내외 배우들과 공연 기획자, 관객들이 맥주를 나눠 마시고 춤을 추며 한데 어우러져 축제를 즐기는 '으랏차차 클럽'이었다.


저녁 회식을 마치고 공연을 보러 온 춘천시 효자동우체국 직원들은 "어제도 왔었는데 정말 좋아서 오늘 또 왔다"며 "잠시나마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공연도 보고, 친한 사람들과 술 한잔도 기울일 수 있어 더욱 즐겁다" 고 말했다.

으랏차차클럽으로 모두 모여라 배우와 관객, 공연기획자 모두가 하나되어 으랏차차클럽을 즐기고 있다.
으랏차차클럽으로 모두 모여라배우와 관객, 공연기획자 모두가 하나되어 으랏차차클럽을 즐기고 있다. 정소연

이날 진행된 '으랏차차 클럽'의 모든 프로그램에서는 공연자, 기획자, 관객들이 서로 어우러져, 그들의 모습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마임을 이루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는 김춘수의 아름다운 시 구절은, 이 순간만큼은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공연자, 기획자, 관객이라 명명하는 순간 사람들은 그 역할에 종속된다. 하지만 이 순간만큼은 그들은 무엇이라 명명되기 이전의 하나의 몸짓(마임)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으랏차차 클럽'의 의의가 공연자, 기획자, 관객으로 정의되는 각자의 역할을 벗어던지고, 모두가 하나의 몸짓(마임)이 되어 서로 어우러지는 데에 있는 만큼, 마임축제의 소위 "메인 프로그램"이라고 알려져 있는 '미친 금요일'이나 '도깨비 난장'과 등에 결코 뒤지지 않는 행사임이 분명하다. 많은 사람들이 '잘 알려진' 프로그램들에만 시선을 빼앗겨, 숨겨져있는 다른 알찬 프로그램들을 그냥 지나쳐버리는 것이 아닐까 우려된다.

비단 '으랏차차 클럽'뿐만 아니라 피치 못할 사정으로 축제에 참석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공연을 배달하는 '좌절금지 희망유발단'과 같은 프로그램들도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강원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인터넷 웹진 <뉴스토피아>와 <강원일보>에 동시에 게재됩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강원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인터넷 웹진 <뉴스토피아>와 <강원일보>에 동시에 게재됩니다.
#춘천 마임축제 #으랏차차클럽 #수요일 플랫폼 #한국마임협의회 #강원대 신문방송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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