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로스앤젤레스..."처음 해보는 대통령 선거"

투표 첫날만 총선 첫날 인원 4배 넘을 듯...후끈 달아오르는 대선 열기

등록 2012.12.06 11:08수정 2012.12.06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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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이후 40년 만에 치러지는 재외국민들의 참정권 열기가 대단하다.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에서 하고 있는 대선 투표에 많은 재외국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5일, 첫날 오전부터 주차장은 발디딜 틈 없이 꽉 찼고, 선거를 안내하는 선관위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은 매우 분주했다.

준비 끝! 강남형 로스앤젤레스 선관위원장이 선거관리위원들에게 투표장 개방을 앞두고 마지막 당부를 하고 있다.
준비 끝!강남형 로스앤젤레스 선관위원장이 선거관리위원들에게 투표장 개방을 앞두고 마지막 당부를 하고 있다.이내운

재외국민 중 유권자 등록은 총 22만3557건이고, 이 중 1만196명이 로스앤젤레스 공관을 통해 등록했다. 마지막 3주 동안 시행됐던 이메일 등록은 전체 등록의 40% 가까이 됐다. 이메일 등록은 그 편의성 때문에 공관이 먼 지역의 사람들까지 참여했기 때문에 실제 투표율은 지난 총선 수준과 비슷하지 않겠나 하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실제 선거 풍경은 달랐다. 지난 총선 첫 날 총합이 319명이었던 것에 비해, 이날 대선 투표는 오후 2시 현재 1200여 명으로 이미 총선의 4배를 넘어섰다.

나의 소중한 한 표 기표를 마친 유권자가 봉투에 넣어 봉한 자신의 표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나의 소중한 한 표기표를 마친 유권자가 봉투에 넣어 봉한 자신의 표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김성회

연장자 투표 참여 비율 압도적

"박근혜 후보가 당선돼서 박정희 대통령 때의 경제 성장이 다시 한 번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김준혁(70, 위티어 거주)씨는 "언젠가는 선거권이 회복될 것이라 생각해 지난 20년간 영주권자로 살아왔다. 내 손으로 대통령을 뽑는다니 너무 즐거운 일이다"라고 했다.

생애 첫 대통령 선거 김인식 씨가 처음으로 해보는 대선 투표를 마친 후 공관 앞에서 인증사진을 찍었다.
생애 첫 대통령 선거김인식 씨가 처음으로 해보는 대선 투표를 마친 후 공관 앞에서 인증사진을 찍었다.김성회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대통령 선거인데다가 이번에 처음하는 재외국민선거에도 참여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며 웃음을 감추지 못하는 김인식(20, 토렌스 거주)씨는 "타지에서지만, 지난 5년간 우리나라 뉴스들을 보면서 이제는 새로운 문을 열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투표장은 선관위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의 안내로 매우 질서정연하게 운영되고 있었다. 이내운 선관위원은 "지난 총선에 이어 선관위원으로 자원봉사하고 있다. 총선에 비해서 매우 열기가 뜨거움을 느낄 수 있다. 젊은 층의 투표 참여가 저조한 것이 매우 아쉬운 점이지만, 주말에 투표에 참여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한편 선거 시간과 관련된 논쟁은 아직 식지 않고 있다. 아침 8시에 시작해 오후 5시면 문을 닫는 투표소 운영 시간이 직장인들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는 주장이다.

직장인이라고 자기를 소개한 김인범(43, 로스앤젤레스 거주)씨는 "얼마나 기다리게 될지 몰라 반차를 사용해 오전에 와서 투표를 했다. 투표하자고 내 휴가를 쓴 것이 좀 아깝긴 하지만 보람은 있었다. 오후 7시까지만 열어도 퇴근 후 투표가 가능할텐데 너무 행정편의주의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일침을 놨다. 영사관 출퇴근 시간에 맞춰서 투표해야 하느냐는 불평도 나왔다.


선거관리위원회 측은 주말에도 문을 여니 투표 시간은 충분히 보장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로스앤젤레스의 경우 도심에서 직장을 다니고 퇴근하면 교외 지역의 집으로 퇴근하는 사람이 절대다수다. 하기에 주말에도 투표는 할 수 있지만, 도심으로 다시 와야 하는 불편이 있는 것이다. 과연 영사관이 재외국민의 투표율을 제고하는데 앞장 서고 있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인증샷 놀이 투표 독려를 위한 놀이의 하나로 굳어진 인증샷 놀이가 재외국민에게서 먼저 시작됐다. 로스앤젤레스, 뉴욕, 워싱턴 디씨 등지에서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들.
인증샷 놀이투표 독려를 위한 놀이의 하나로 굳어진 인증샷 놀이가 재외국민에게서 먼저 시작됐다. 로스앤젤레스, 뉴욕, 워싱턴 디씨 등지에서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들.김성회

이날 시작된 투표는 10일까지 계속된다. 투표가 끝나면 투표 용지들은 한국으로 배송된 후 12월 19일 개표일에 맞추어 일괄 개봉된다. 22만여 재외국민의 투표가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덧붙이는 글 <더보이스>에 함께 실린 글입니다.
#재외국민 #대선 #로스앤젤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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