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쓰릴 미>의 신성민과 이동하
뮤지컬해븐
뮤지컬 <쓰릴 미>는 유명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미국 전역을 충격에 빠뜨렸던 전대 미문의 유괴 살인사건이 모티브가 되어 만들어진 팩션(faction)이다. 극에 등장하는 두 인물은 서로를 소유하기 위해 하는 행동 속에서 오는 스릴을 즐기다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에 이르게 되지만 결국은 소유도, 스릴도 소용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끝난다.
뮤지컬 <쓰릴 미>는 '동성애' '유괴' '살인' 등의 충격적인 내용들이 담겨있지만, 공연의 본질은 '나'와 '그'의 관계에 초점이 맞줘져 있다. 강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약한 '그'와 약해 보이지만 사실은 강렬한 집착을 가진 '나'의 소유의 대결이 90분의 러닝타임을 이끌어간다. 특히 동성애 코드로 쓰릴 미에 거부감을 느끼는 관객에 대해 박용호 프로듀서는 "유괴나 동성애라는 소재가 관객의 흥미를 끌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이야기의 핵심은 두 사람의 관계"라고 설명했다.
웅장한 대극장 공연과 달리 피아노 한 대와 두 명의 배우가 모든 걸 표현하는 2인극 <쓰릴 미>는 배우들에게도 새로운 도전을 의미한다. '그' 역을 맡은 이동하는 "뮤지컬 <쓰릴 미>는 2인의 유기적 호흡이 특징이기 때문에 항상 새로운 모습, 새로운 느낌의 공연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으며 '나' 역의 박영수 역시 "<쓰릴 미>는 두 인물의 치열한 모습과 밀도에 의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대극장에서 느낄 수 없는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쓰릴 미>에서 주목할 점은 바로 피아노의 역할이다. 마니아들이 한 곡도 버릴 수 없다고 극찬하는 쓰릴미의 주옥같은 넘버들은 두 남자의 복합적인 심리와 두 사람의 관계에서 나오는 감정들을 증폭시키는 드라마틱한 피아노 선율의 결과다. 그래서 피아노는 <쓰릴 미>의 세 번째 배우로 평가받기도 한다.
뮤지컬 <쓰릴 미>가 긴 시간동안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데는 탄탄한 연기력이 뒷받침 된 배우들이 자리하고 있다. <쓰릴 미>를 거쳐간 류정한·김무열·김우형 등을 이어 올해는 정상윤·오종혁 등 실력파 배우들이 캐스팅돼 <쓰릴 미>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