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응원곡을 위해 급조된 교사 밴드 휴먼레이싱. ('말하는대로'를 부른 윤성기씨가 보컬인 그룹 휴먼레이스의 짝퉁 밴드이다.)
박민영
2010년에 처음 만든 곡은 가수 윤종신씨의 '본능적으로'를 개사한 '직감적으로'였습니다. 재작년에는 힙합 그룹 리쌍의 '그랜드 파이널'을 패러디한 '그랜드 CSAT'라는 곡을 만들었지요. 작년에는 <슈퍼스타 K>라는 오디션 프로에서 로이킴과 정준영의 콜라보레이션 무대로 화제가 된 '먼지가 되어'를 개사해 '대학생 되어'를 만들었습니다.
곡을 선택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원곡의 매력적인 고음과 저의 몹쓸 가창력이 빚어내는 슬픈 부조화 때문에 결정을 앞두고 고민과 갈등을 거듭하게 됩니다.
올해는 가수 이적씨가 만든 '말하는 대로'를 패러디한 '꿈꾸는 대로'라는 곡을 만들었습니다. tvN 보이스오브코리아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이 곡을 불러 화제가 된 그룹 휴먼레이스의 리더 윤성기씨가 고맙게도 도움을 베풀어 주었습니다.
<보이스 오브 코리아> 4강 진출자인 윤성기씨의 매력적인 목소리는 개사된 부분을 부른 제게 날개를 달아 주었습니다. 영상을 담당한 네 명의 2학년 학생들은 3학년 담임·교과 선생님들의 애정과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게 편집해 주었습니다.
수능 시험 본 추억을 떠올리며 응원에 동참매년 <오마이뉴스>를 통해 소개된 우리 학교 수능 응원곡에 많은 수험생들이 교사들의 정과 사랑을 노래를 통해 느꼈다는 반응을 보여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또한 학창 시절의 기억이 아련한 선배 세대들도 SNS나 인터넷 댓글로 학력고사 혹은 수능 시험을 본 추억을 떠올리며 응원에 동참해 주었습니다.
올해 우리 사회는 정치, 경제, 사회적 쟁점을 두고 가치관과 이해관계에 따라 치열한 논쟁과 극심한 갈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수험생과 얼굴을 맞대고 생활해 온 교사의 한 사람으로서 감히 제안합니다.
잠시 수능 응원곡을 보며, 모든 기성세대가 극심한 대학 서열화와 과도한 대입 경쟁 속에서 고독한 수험 생활을 해 온 60여만 명의 아이들에게 한마음으로 응원을 보내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에 대한 그 감정이입과 애정이 입시 경쟁보다는 더불어 사는 가운데 소박한 행복을 찾게 하는 교육의 변화로 이어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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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분야에서 이런저런 일을 하였고, 지금은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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