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생태서식지를 모방해 조성한 세계 대표적 동물원인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의 호랑이 전시관
김성균
그렇다면 서울대공원 개선 방안은 무엇일까.
동물원은 동물의 행태·전시·자연서식지·문화·질병·동물복지·관람자·유지관리·경제적 지속가능성 등을 고려해야 하는 매우 복잡한 복합시설이다. 시설조성 및 관리에 수준높은 전문성이 요구돼 일반 공원이나 주제 공원처럼 다뤄서는 안 된다. 최근 동물원 설계 및 관리의 세계적 추세는 동물을 우리 속에 가둬 전시하는 게 아니라 동물들이 살고 있는 자연생태 서식지를 조성해 자연에서 활동하는 동물들을 관찰하는 방식이다. 무엇보다도 동물들의 복지가 우선이고, 동물원이 주요 동식물의 종 보존을 위한 역할을 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다.
흔히 동물원을 '돈 먹는 하마'라고 부른다. 동물원은 기본적으로 많은 동물을 영원히 먹여 살려야 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엄청난 예산이 수반된다. 동물원은 오로지 시민들의 교육 등 공익적 측면에서 세금으로 유지되는 측면이 많으므로, 지속가능성에 바탕을 두고 설계 및 관리를 하지 않으면 오랫동안 많은 동물을 잘 유지하기 어렵다. 운영방식에 있어서도 정부에서 지원하는 예산에 주로 의존하고 예산 타령만 할 것이 아니라 수입과 지출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끊임없는 지속가능한 동물원 경영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서울대공원 재조성이 전시행정의 영역에 있으면 안 된다. 지난 국제현상공모처럼 서울대공원을 새로 짓는 것처럼 제시한 대안은 타당성이 없다. 새로운 대안은 기존의 시설을 잘 활용하고 새로 보완하는 동물공원 재생의 개념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이미 제시됐던 생태동물원 기본계획안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서울대공원을 비롯해 지방도시에도 여러 공공 동물원이 많다. 이들 각각의 동물원이 똑같은 동물들을 똑같이 보유하고 관리한다면, 전체적으로 예산이 중복돼 국가적으로 예산이 낭비된다. 뿐만 아니라 전시내용이 비슷한 다른 동물원을 관람할 필요가 없게 된다. 그리고 다양한 동물에 대한 전문가를 모든 동물원에 똑같이 배치하기 쉽지 않다.
합리적인 경영의 대안으로 우리나라 전체의 동물원을 통합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 각 동물원마다 지역의 조건에 따라 특화된 동물을 배치하고, 각 동물원에는 특화된 동물 종에 대한 보존·관리할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전체 동물원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워크숍 등을 통해 지속적인 교육을 하는 게 필요하다. 이렇게 해야 시민들은 여러 도시의 각기 다른 다양한 동물원을 찾아갈 필요를 느낄 것이며, 관람객 증가로 동물원 만성 적자 해소의 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서울대공원 내외부의 구체적인 문제부터 하나씩 하나씩 해결해야 한다. 이번 사고로 인해 희생된 사육사의 죽음을 애도하며, 사육사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서울대공원의 대대적인 개혁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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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부족 서울대공원? 혈세 펑펑 쓸 때는 언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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