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5분위가 저축한 돈으로 서울에서 중간 수준의 주택을 사기 위해서는 75.8년이 걸린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2012, 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조사, 2012를 재가공)
민달팽이유니온
"이 미친 집 값"때문에 대한민국 평균 수준으로 벌어서 저축한 돈으로 서울에서 평균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걸리는 시간은 자그마치 75.8년이다. 전 국민의 소득 10분위 중 중간인 5분위의 국민이 저축한 돈으로 서울에 중간 수준의 주택을 구입하기까지 약 76년이 걸린다는 것이다(통계청, 가계동향조사, 2012 / 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조사, 2012).
이 통계대로라면 25세에 취직해 100살에야 집을 살 수 있다. 소득분위가 가장 높은 10분위마저도 11년을 일해야 서울 중간 수준의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개미처럼 일을 해서 '내 집 마련'으로 주거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이러니 미친 집값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밖에.
집을 살 수 없으니 세입자가 되어 전월세를 전전하며 살아간다. 문제는 매매가는 조금씩 떨어진다 할지라도 전셋값은 80주 넘게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는 데 있다. 월세 역시 오르는 추세란다. 목돈이 없는 이들이 대부분 월세를 선택하는데, 월세는 매 월 일정액의 임대료를 내야 하니 부담이 절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청년들 대부분은 월세로 살고 있다.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세~24세 청년 중 74.8%가, 25세에서 29세 청년 중 47.8%가 월세로 살고 있다. 이전 세대들의 20대 시절에 비해 절대적으로 높은 수치다. 게다가 타워팰리스보다 고시원의 평당 임대료가 더 비싸다.
민달팽이유니온과 대학생주거권네트워크는 서울시 11개구 69개 고시원 임대료와 네이버부동산 도곡동 타워팰리스 2차(2012년 10월 시세 기준) 임대료를 비교해보았다. 그 결과 고시원의 평당 임대료가 약 15만2천원으로 타워팰리스의 평당 임대료 11만8천원보다 많았다. 이른바 '방값역전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또 민달팽이유니온은 지난 8월 1일부터 10일간 온·오프라인(청년 가구가 밀집해 있는 서대문구, 관악구의 일대 거리)으로 '청년 1~2인 가구의 원룸 관리비 실태조사(만 20세 이상부터 만 34세 이하까지의 연령을 대상으로 오프라인 98명, 온라인 301명, 전체 399명 조사)를 진행, 이 중에서 조사 연령대에 속하지 않는 4명, 원룸형 생활주택에 거주하지 않는 28명, 주소 불충분 및 서울 거주가 아닌 10명을 제외하고 유효설문 357명을 분석했다.
실태조사 결과 원룸의 평당 관리비는 1만876원이었다. 아파트의 경우 2014년 6월 서울시 공동주택 통합정보마당 기준 평당 관리비는 5613원이었다. 비싼 만큼 집이 좋은 것도 아니다. 사실 집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곳에 대다수의 청년들이 살고 있다. 청년들의 열악한 주거 환경을 나타내는 통계가 주거빈곤율이다. 주거빈곤은 최저주거기준(14제곱미터 이상) 미달이거나 반지하, 옥탑 또는 주택 이외의 거처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