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년 원룸 관리비 실태①주먹구구식 비싼 원룸 관리비
민달팽이유니온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년들은 월 평균 5만9148원, 약 6만 원에 달하는 관리비를 매달 내고 있었다. 이를 평(3.3㎡) 당으로 환산하면 1만876원이다. 아파트와 비교하면 어떨까? 아파트는 평당 5613원(출처 : 서울시 공동주택 통합정보마당)이다. 원룸 관리비가 아파트 관리비보다 2배 가까이 비싼 것이다.
이 결과를 보고 박씨는 관리비는 건물을 유지 및 관리하기 위한 별도의 비용이라기보다 '작은 월세'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관리비는 임대인이 월세가 비싸지 않은 것처럼 보이게 하는 눈속임이라는 것이다.
청년들이 매 월 납부하고 있는 관리비 각 항목을 살펴보았다. 청년들이 응답한 관리비 각 항목의 평균은 수도료 1만3460원, 청소비 6만5000원, 공용전기요금 1만1928원 등이었다. 믿기 어렵겠지만, 최대 20만 원의 수도료를 매 월 납부하고 있는 청년도 있었는데 이는 주먹구구식으로 부과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보통 개별 계량기가 설치된 주택에 사는 청년 1명이 2개월에 한 번 납부하는(수도공사는 2개월에 한 번씩 부과한다) 수도료는 8000원~1만 원 선이다. 한 달에 4000원~5000원 꼴인 셈. 그런데 조사 결과에서는 1만3460원으로, 2배나 더 많은 금액이 나온 것이다. 기타 비용 역시 청년 1인 가구가 내기에는 납득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각 항목의 평균값은 그 편차도 크고 항목을 알아도 항목에 해당하는 금액은 모르는 경우가 상당했다.
그러나 많은 임대인들은 원룸은 아파트보다 세대 수가 작기 때문에 한 세대 당 부담하는 비용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과연 사실일까? 언뜻 들으면 그럴 법도 하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임대인의 주장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 이유를 보자.
원룸과 아파트는 공용 공간과 공용 시설의 규모와 수가 크게 차이 난다. 원룸은 사실상 공용 공간이라고 불릴 만한 공간이 없다. 시설 역시 원룸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대부분 엘리베이터가 전부다. 단지로 조성된 아파트를 떠올려보면 그 차이는 더욱 명확하다. 때문에 원룸 관리비는 아파트 관리비보다 관리비의 항목 수도, 그 금액도 적을 수밖에 없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서울시 공동주택 관리규약 준칙에 따르면 아파트 관리비의 항목은 18가지다. 일반관리비, 청소비, 경비비, 소독비, 승강기유지비, 난방비, 급탕비, 수선유지비, 장기수선충당금, 안전진단실시비용, 전기요금, 수도료, 가스사용료, 정화조오물수수료, 생활폐기물수수료, 보험료 등이 있다. 이 중, 원룸에 사는 세입자들에게 청구할 수 있는 항목으로는 청소비, 경비비, 소독비, 승강기유지비, 정화조 관리비, 공용 전기요금, 안전진단실비, 보험료가 있다.
현재 대부분 원룸은 관리비에 수도료만을 포함하고 있다. 이렇게 합치면 원룸 건물에서 부과될 수 있는 관리비의 항목 수는 총 9가지다. 원룸 건물은 아파트처럼 음식물을 따로 처리해주지 않으며 장기수선비를 적립하지도 않는다. 수선유지비, 시설보수비도 현실에선 세입자가 내고 있다.
계약 만료 시 시설 보수 및 청소를 이유로 해당 금액을 제외하고 보증금을 돌려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비단 항목 수뿐만 아니라 원룸 건물은 아파트에 비해 공용 공간의 면적도 훨씬 적어 공용 전기요금도 적게 나올 수밖에 없다. 게다가 아파트 평당 관리비 5613원에는 개별 사용료도 포함되어 있다. 실제 원룸 세입자의 부담은 관리비의 차이인 2배보다 더 크다.
묻지도 따지지도 못하는 관리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