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보육통계보건복지부가 2013년 12월 31일을 기준시점으로 발표한 보육통계 중 일부
보건복지부
한국어린이집 총연합회 김종필 소장은 12월 중순 기자와의 통화에서 "여건이 비교적 좋은 국공립 어린이집과 직장 어린이집을 제외한 민간 어린이집들의 경우에는 대체교사를 구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소규모 어린이집들은 교사가 휴가를 떠나게 되면 법적으로 정해진 교사 대 아동 비율을 맞출 수가 없어 방학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의 2013년 보육통계를 보면, 현원 20명 이하의 소규모 어린이집이 전체의 절반 이상인 2만5494곳에 이른다.
어린이집의 완전휴무를 법적으로 금지한 정부. 그렇다면 어린이집 대체교사 지원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보건복지부에 문의한 결과 정부는 올해엔 428명의 대체교사를 지원하고 있고, 내년엔 449명을 지원할 계획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전국의 어린이집이 4만4천여 개에 이르고 교사의 수가 30여 만 명에 달하는데 비해 정부의 지원이 너무 적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이에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대체교사 수급은 원칙적으로 어린이집이 자체적으로 해결할 문제라고 답했다.
대체교사의 수가 이렇게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어린이집 여교사들은 근로기준법 제73조에서 보장하고 있는 월 1일의 생리휴가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다. 한 어린이집 교사는 "1년에 한두 번 있을까 말까한 휴가 때도 중간에 당직으로 나오는 문제 때문에 제비뽑기를 하는 어린이집도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생리휴가까지 챙기는 것은 꿈같은 소리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처우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한국어린이집 총연합회는 4년째 동결되어온 보육료를 최소 16%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국회는 내년 보육료를 올해 대비 3%만 올리는 안을 이달 초에 가결시켰다. 어린이집 관계자들은 물가상승률과 열악한 보육환경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보육료 3% 인상 결정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이미 최종 결정된 사안이라 어쩔 수 없다는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다.
보육에 대한 불안으로 저출산이 국가적인 문제가 되고 있음에도, 방학 때마다 불거지는 어린이집과 학부모들 간의 전쟁. 지금처럼 교사나 학부모의 희생만을 계속 요구하기보다, 이제는 정부가 보다 더 적극적인 자세로 보육문제를 책임져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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