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피해 복구 손 놓은 네팔 정부, 주민들만 아등바등

세관 검사 통과 못한 구호품만 공항에 쌓여... "주민들 나서 피해 복구"

등록 2015.05.03 21:10수정 2015.05.0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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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의 '커먼 그라운드'(Common Ground)라는 엔지오 단체에서 일하는 라지 무한드라에 따르면, '네팔은 신들의 나라이자, 가장 부패한 정부가 있는 나라'이다. 전 세계에 있는 네팔 노동자연합회에서 성금을 모아서 구호품을 보냈지만 그 구호품 역시 네팔 세관에 의해서 통관이 거부된 상황이라고 라지는 말한다.

해외뉴스에 따르면, 원조품을 보내고 있는 유엔기관들이나 각국 정부들은 네팔 정부에게 빨리 통관을 시키라고 재촉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해결된 것이 없다. 네팔 현지의 자원봉사단체인 티벳청년센터(Tibetan Youth Center)에 따르면, 카트만두와 같은 대도시는 어느 정도 구호 활동이 시작되고 있지만 지진으로 완전히 매몰된 히말라야 산간 마을들은 구호 손길조차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네팔 공항에 쌓여있는 구호품(지인 보냄).
네팔 공항에 쌓여있는 구호품(지인 보냄). 김여정

네팔 정부가 구호물품을 수송할 수 있는 헬기조차 갖추지 못했고, 고립된 지역에 출입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팔정부는 산길이 끊어진 히말라야 산간 마을 사람들이 생존 여부조차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네팔정부는 방수포와 텐트에 대한 수입세를 해제했지만, 참치나 마요네즈 같은 불필요한 물품들을 받았다면서 세관 당국이 외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물품을 검사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고 한다.

지난 1일, 카트만두 현지의 봉사단체의 활동가인 수라지 마하잔은 카트만두 공항에 쌓인 구호품 사진을 페이스북으로 보내면서 카트만두 공항은 비행기 착륙할 장소가 부족할 정도로 구호품이 쌓여 있다고 했다.

5월, 네팔에 우기가 다가오고 있다. 집을 잃은 사람들에게 텐트가 최대한 빨리 전달되어야 하고 수인성 전염병이 확산되기 전에 의약품들이 전달되어야 한다. 하지만 모든 것을 잃은 사람들을 돕는 네팔 정부는 없다.

 생존자 수색 작업 중인 티벳 승려들(티벳청년연합회 사진)
생존자 수색 작업 중인 티벳 승려들(티벳청년연합회 사진)김여정

부패한 네팔 정부 대신 지진으로 모든 것을 잃은 사람들에게는 서로를 돕는 따뜻한 이웃들이 있다. 포카라 티벳 난민촌 주민인 갤포는 3일 전화통화에서 "지진 피해가 적은 포카라에 사는 주민들이 성금을 걷고 봉사단체를 조직하여 카트만두에서 구호활동을 시작했고, 인도에 거주하는 티벳난민들도 지진피해지역에 가서 생존자를 찾고 있다"고 한다. 네팔 현지 12개 난민촌 중, 5곳 이상 난민촌이 심하게 피해를 당했다고 한다.


히말라야 산간마을과 연락이 끊긴 지 일주일이 넘었다. 길포는 "매몰된 마을에 접근하기 위해서 티벳 난민들은 구호품을 등에 실고 산간마을로 출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갤포는 티벳사람들이 구호품을 등짐에 지고 가파른 히말라야를 오르고 있는 사진을 보냈다. 부디 사람들이 도착할 때까지 주민들이 안전하게 살아있기를 기도해 본다.

 등짐을 지고 매몰된 산간 마을로 가는 티벳난민구조대
등짐을 지고 매몰된 산간 마을로 가는 티벳난민구조대 갤포

#네팔 #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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