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DMZ까지, 다음엔 평양 찍고 신의주까지

2015 내일로 평화대장정 동행취재기③

등록 2015.08.18 14:03수정 2015.08.1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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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로 평화대장정'단은 남쪽 끝 부산에서 모여, 전국을 돌며 사람들을 만나고 목소리를 내었다. 그리고 12일, DMZ에 이르렀다. 지금은 넘을 수 없는 철책을 바라보며 '내일로 평화대장정'에 참가한 청년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미래는 우리 손에 달렸다.

도라산역에서 외치다

 DMZ열차에 탑승하고 있는 모습이다
DMZ열차에 탑승하고 있는 모습이다미디어팀 김주연

 임진각의 오래된 열차앞에서 기행을 하고있다
임진각의 오래된 열차앞에서 기행을 하고있다미디어팀 김주연

일반 기차에서 'DMZ패스'로 갈아탄 '평화 대장정단'. 경의선 기차는 유독 알록달록 예쁘게 꾸며졌다. 이런 멋진 기차가 달릴 길이 너무 짧다.

DMZ는 비무장지대를 뜻하는 것으로, 한반도에서는 휴전선을 중심으로 남북으로 각각 2km씩 너비 4km를 유지하고 있는 지대를 말한다. 민간인출입이 통제되고 있으며 그 넓이는 총 997㎢에 달하는 지역이다.

단원들이 탄 기차는 임진강 변의 임진각에 정차한 후, 다시 남방한계선에서 700m 떨어진 도라산역까지 향한다. 임진각에서 조별로 '개성 있는 영상제작'을 미션으로 부여받은 단원들은 각자의 영상을 완성하느라 분주했다.

도라산역. 경의선을 다시 이으며 평화체제의 상징이 된 역이다. 금방이라도 가능할 줄 알았던 기차를 타고 평양으로 가는 일은 다시 불투명 해져버렸지만, '내일로 평화대장정'단이 그런 날을 앞당겨 주지는 않을까 기대해본다.

분단 70년, 광복은 왔는가


 도라산평화공원에서 활동하고 있다
도라산평화공원에서 활동하고 있다미디어팀 김주연

 도라산역에서 단체사진을 찍고있다
도라산역에서 단체사진을 찍고있다미디어팀 김주연

같은 시간, 또 다른 루트로 평화를 외치는 단원들이 있었다. 바로 서울에 남아 '분단 70주년, 수요집회'에 참가한 단원들이다. 위안부라는 이름으로 제국주의 일본에 의해 참혹한 일을 겪으신 할머니들께서, 매주 수요일에 일본대사관 앞에서 24년째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여전히 망언을 앞세워 피해자 할머니들을 우롱하고 있다. 특히 아베정부는 '집단자위권'이라는 법 조항을 추가시켜 '전쟁할 수 있는 일본'으로 거듭나려 하고 있고, 이는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는커녕 과거 범죄를 저지른 제국주의, 군국주의 국가로 회귀하겠다는 의지표명이 아닐 수 없다. 할머니들께서는 일본이 과거와 현재의 잘못을 뉘우치길 바라시고, '내일로 평화대장정'단도 그에 힘을 보태었다.


'내일로 평화대장정'단은 13일, 14일에는 미군기지 답사와 탄저균사과요구 집회에 참석했다. 이어 15일에는 '통일선봉대'의 큰 뜻을 가지고 여러 갈래로 활동해오던 각 지역의 대학생들이 일본대사관 앞에 모였다.

14일 발표된 아베담화는 제대로 된 사과의 내용이 담겨있지 않았고, 발표시간대나 사용한 단어 등 많은 부분에서 사실을 숨기려는 교묘한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학생들은 전쟁의 큰 범죄를 반성하지 않고 다시금 동북아평화를 위협하는 일본을 규탄했다.

(사)우리겨레하나되기 운동본부에서 진행한 '아베는 들어라' 퍼포먼스는 가히 압권이었다. 노란 응원용 확성기를 손에 들고 함께 아베 총리에게 외치는 목소리는 일본대사관을 쩌렁쩌렁 울렸다. 크게 한목소리를 내니 속이 시원했다. 그럼에도 귀를 막고 듣지 않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은 마음 한편을 갑갑하게 했다.

해단식,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되길"

 용산미군기지 앞에서 '탄저균반입규탄' 문화제를 하고 있다
용산미군기지 앞에서 '탄저균반입규탄' 문화제를 하고 있다김기영

 '아베는 들어라' 퍼포먼스에 참가하고있다
'아베는 들어라' 퍼포먼스에 참가하고있다미디어팀 김주연

15일 오후 2시 마로니에 공원에서 9박 10일 긴 여정의 마무리, 해단식이 열렸다. 각자의 표정은 달랐다. 성취감, 기쁨, 보람, 아쉬움, 행복, 평화... 많은 감정이 들지 않았겠는가. 다만, 다 다른 감정들 속에서 하나의 메시지가 올라왔다. '이번이 끝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하는 시작이 되기를!' 해단식 끝 무렵 소나기가 쏟아졌다. '내일로 평화대장정'단은 비를 쉽게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신이 나서 소리치고 춤을 췄다. 모든 단원이 그렇게 성장해간 것 같다. 궂은비도 쉽게 피하지 않는다. 어려운 일도 '내일로 평화대장정'의 이름으로 해내지 않았는가. 좋다. 보기가 너무 좋다. 그리고 기대가 된다. 이 청년들이 만들어갈 세상의 모습이.
#내일로평화대장정 #대학생 #수요집회 #DMZ #도라산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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