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만든 승용차 '휘파람', 성능은 어떨까

[평양국제상품전람회 참관기④] 자동차 전시장(2) - 남북합영 자동차회사가 필요해

등록 2015.12.10 16:29수정 2015.12.1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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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1일부터 14일까지, 4일간에 걸쳐 열린 제18차 봄철 평양국제상품전람회에 다녀왔다. 이 전람회는 평양시 서성구역에 있는 3대혁명전시관 새기술전시관과 중공업관에서 열렸다. <오마이뉴스>를 통해 지난 5월 전람회 현장을 전하고자 한다. - 기자 말

평화자동차

평화자동차는 2000년도에 통일교에서 평양에 투자한 승용차 생산 공장이다. 설립 이후 착실히 성장해서 2010년에는 이익금을 남쪽 본사로 송금했다는 기사가 나온 것을 기억한다. 북에서 남쪽으로 수익금을 송금한, 최초의 사건이었다. 현재는 북이 지분을 모두 인수했다고 한다.

평화자동차의 '휘파람'과 '뻐꾸기'는 잘 알려져 있고 평양 시내에서 단일 차종으로서는 가장 많이 보이는 차종이다. 이번 북 여행에서도 내내 휘파람을 타고 다녔다. 원산을 경유해서 비포장 고갯길 삼방협곡을 너머 휴전선이 가까운 강원도 세포까지 600km의 험한 길을 무사고로 잘 다녀왔기에 그 성능에 대해서는 신뢰가 간다.

뻐꾸기와 '쌍마'의 가격은 아래와 같이 적었는데 휘파람의 가격을 놓쳤다. 휘파람이 뻐꾸기보다 약간 더 저렴한 차량으로 보인다.

 왼쪽 뻐꾸기(2008년도형, 가격 9100 달러), 오른쪽 쌍마 (가격 1만 달러)
왼쪽 뻐꾸기(2008년도형, 가격 9100 달러), 오른쪽 쌍마 (가격 1만 달러)김수복

 휘파람과 뻐꾸기
휘파람과 뻐꾸기김수복

 북한 국제상품전람회에 전시된 자동차들
북한 국제상품전람회에 전시된 자동차들김수복

 북한 국제상품전람회에 전시된 자동차들
북한 국제상품전람회에 전시된 자동차들김수복

휘파람은 일반 승용차이고 뻐꾸기는 SUV이다. 뻐꾸기와 쌍마는 사진만 보아도 여러 형태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준마'는 휘파람보다 한 단계 고급 승용차이고 쌍마는 픽업 트럭인데 북에서는 소형화물차라고도 부른다. 

삼흥무역회사
                                                                                                                                                                                                                                                   
삼흥무역회사와 중국 심양의 가륭자동차의 합작으로 3년 전에 설립해서 '천지' 상표를 달고 있다. 연간 150대의 평짐차와 반짐차(픽업)를 생산하며 농기계도 수입판매 한다고 한다. 150대를 생산한다고 하니 장난감 공장 수준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자신감이 만만치 않은 리영명 사장은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제품 선전전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삼흥자동차 천지(가격 1만 6500 달러), 리영명 사장
삼흥자동차 천지(가격 1만 6500 달러), 리영명 사장 김수복

조선기계무역총회사

 20마력 충성호 (가격: 3500 달러)
20마력 충성호 (가격: 3500 달러)김수복

20마력짜리 농업용 트랙터(뜨락또르) '충성호'를 출품하고 있다. 가격은 3500달러부터 4300달러까지 다양하다. 원산 공장에서 생산하며 전국의 고객 농장까지 무료로 배달해 준다고 한다. 여러 가지 농기구를 뒤에 연결시킬 수 있어서 농장일에 적합하다. 다른 농기계와 운반 기계도 전시하고 있다. 북의 자동차 전시대는 여기까지이고 중국 화물차들은 저쪽 건너편에 전시되어 있다.  


덕천자동차연합기업소

 덕천자동차 승리58호 (3대혁명전시관 야외 전시장)
덕천자동차 승리58호 (3대혁명전시관 야외 전시장)김수복

북의 자동차 공업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회사가 있으니 평안남도 덕천에 있는 덕천자동차련합기업소다. 1958년에 자동차의 가장 핵심 기술인 엔진까지를 포함해서 완성 화물차를 제작했고 북의 화물차 수요를 충당했다고 앞에서 기술했다.

1958년도에 북이 가지고 있었던 기술 수준은 아시아에서는 일본 다음 가는 수준이었다. 세계적으로도 10위 정도에 들어가는 자동차 제작 기술이었던 것이다. 3대혁명전시관의 야외전시장에는 그때 생산한  승리58호가 지금도 전시되어있다. 북의 자동차 공업 노동자들은 지금도 전시장 앞을 지나다니면서 1958년도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을 것이다.

담당자는 종업원이 1만 5000명이고 자동차는 물론 CNC정밀기계도 자체적으로 척척 생산한다고 자랑한다. 북의 대형 공장은 자기 단위 식량을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어서 종업원의 상당수는 농사를 짓는 인원이다. 설명해 주는 담당자도 기술 인원이 몇 명인지 정확히는 모른다고 하며 아마 3000명에서 5000명은 되지 않겠나 한다. 건설 현장과 북창, 단천, 무산으로 새 화물차를 생산하는 대로 내보내고 있다고 힘있게 설명한다. 

평양을 비롯해서 북에서 승용차의 수량이 매년 급증하는 것을 모두가 보고 있다. 중공업과 광산용 차량에 더해서 이제 인민경제와 직결된 경공업과 건축 분야가 활성화된다면 화물차의 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이다.

북은 수출주도형의 경제를 도입하지 않을 것이지만 내수를 충족하고서 남는 여력으로 일정 한도 내에서 해외 주문에 응할 것이다. 북은 철광석 광산을 비롯해서 각종 차량용 기초 원료를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 자원이 있을 뿐 아니라 많은 기술 인원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자동차 산업 발전에 있어서 유리할 것이다.

자동차 전시장을 떠나면서

현대자동차는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굴지의 자동차 기업이다. 나도 미국에서 기아차인 세도나(한국에선 카니발로 불린다)를 8년 탔고 지금은 옵티마를 3년째 타고 있다.    

남쪽의 자동차 공업은 1953~1954년경 미군용 트럭을 불하받아 드럼통을 망치로 두드려 펴서 화물차 껍데기를 만들어 운행했던 시절부터 참으로 많은 고생을 하며 발전했다. 지금 현대자동차는 세계적인 기업이 되었다. 

2007년에 서명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 즉 10.4선언이 그대로 이행되어서 8년이 지난 지금은 덕천과 현대가 공동 운영하는 자동차공장에서 생산한 각종 화물차가 평양국제상품전람회에 출품되어 있어야 마땅하다.

포항제철은 호주와 브라질에서 철광석과 역청탄을 100% 수입한다. 북은 무산 철광 하나만으로도 30억 톤의 노천 매장량이 있어서 굴을 파지 않고도 쉽게 철광석을 얻는다. 북의 인건비는 남쪽보다는 말할 것도 없이 훨씬 낮다. 남과 북은 완전한 '유무상통'의 관계에 있는 것이다.

남과 북이 합영한 자동차 회사의 재료비와 인건비는 월등하게 비교 우위에 서게 된다. 품질과 가격 면에서도 경쟁자가 없을 것이다. 이것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유무상통의 정신, 즉 10.4선언의 뜻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아직 중국산 자동차는 기술적으로 현대차보다 한 수 아래에 있다. 그러나 다른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중국 차의 추월은 시간 문제라고 본다. 그러나 남북 합영 자동차 회사는 경쟁력에서 중국차의 추월을 저 멀리 따돌리게 될 것이다. 생산한 화물차는 동북3성과 몽골 시장에서 인기를 높일 것이다. 

유무상통 정신에 입각한 10.4선언이 실현되어 남과 북이 모두 승자가 되는 꿈을 꾸며, 부푼 가슴을 안고 자동차 전시장을 나왔다.

[이전 기사]

① 평양에서 '북한산 비아그라'를 만났다
② '불장식' 회사? 뭘 만드는 곳일까
③ 북한에서 가장 인기있는 트럭은 무엇일까?
덧붙이는 글 이 글을 쓴 김수복님은 6·15공동선언실천뉴욕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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