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일 오마이뉴스 메인화면 지역뉴스 서울란에 게재되었던 기사
남기선
"올 짱인대 엄마랑 같이 읽음." "앞으로 심심할때 계속 써요 남기자님!"
여의도 월드비전에 다니는 큰 딸이 보내온 메시지입니다.
"ㅋㅋㅋ 언니랑 엄마랑 함께 나눠 읽었어 ㅊㅋㅊㅋ.""앞으로 좋은 기사 많이 써서 원고료 받음 맛난 거 많이 쏘셈." 서울과기대 4학년에 재학중인 작은 딸이 보내온 메시지입니다.
어제 퇴근하며 오마이뉴스에 올렸던 글이(관련기사 :
지하철 역사에 걸린 시 제목이 "유서를 쓰다"), 오늘 아침 메인화면 지역뉴스 서울란에 뜨며 버금이라는 등급을 기록하자, 어쭙잖은 아빠의 등원소식에 딸들이 축하를 보냈습니다. 정말 요즘 유행하는 아재 개그로 'ㅋㅋ'입니다.
나는 공무원입니다. 10년전에는 40대 공무원이었고 지금은 퇴임이 멀지 않은 50대 공무원입니다. 당시 큰딸은 중1, 작은딸은 초등 5학년생이었습니다. 아들도 한 명 있지만 막내 녀석은 당최 글쓰기에 관심 없습니다.
유난히 글쓰기를 좋아하는 작은 딸과 성숙한 큰 딸에게, 글쓰는 재미를 붙여줄 요량으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될 것을 권유했고, 아빠인 저도 동시 가입 했습니다. 그리곤 약속 했습니다. 우리 셋이 글을 올려서 오마이뉴스의 가족기자가 되자고요.
아빠의 제안에 장난기 많던 두 딸들은 즉석에서 '까르르' 하며 '오케이' 했고 저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습니다.
아빠의 속셈(?)을 모르는 두 딸들은 계속 글을 올리며 필력을 쌓아 갔고 어린 나이임에도 '사는 이야기' 메인화면도 장식해가는 등 많은 성장을 보여 왔습니다.
그러나 정작 게을렀던 나는 "왜 아빠는 글 안올리냐"는 딸들의 성화를 꿋꿋하게 견뎌내며 "다음에 꼭 쓸게"라며 '위기탈출 넘버원' 비겁한 아빠로 모면하곤 했는데.
어제 갑자기 문득 글이 쓰고 싶었고, 무슨 바람이 불어 오늘에야 10년만에 글을 써 보았습니다.
오랜만에 딸들과 약속을 지켜 묵은 빚을 갚은 듯 속은 후련했는데, 그때의 딸들은 지금 더이상 오마이뉴스에 글을 올리지는 않습니다. 사회생활과 학업에 바빠서지만 그때 기록은 오마이뉴스에 아직 남아 있고 성장하는데 각자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모두 훌륭하게 성장해줘서 고맙고, 우리 부부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라주어서 더욱 고맙습니다.
오늘 오마이뉴스 덕분에 10년 전 즐거운 과거로 돌아가 보았습니다.
기분 좋은 하루였고 이것을 기회로 우리 딸들이 좋은 글로 세상을 밝히는 이 시대 주역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다시 한 번 기원해 봅니다.
아직은 오마이뉴스에서 오래전 글깨나 휘날리던 꼬마기자 출신들이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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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지킨 딸과 한 약속, 오마이뉴스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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