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로 가득 찬 여객선 선실동거차도로 향하는 세시간동안, 세월호에 대한 자료를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대학생들.
박영아
평소에는 한가했을 여객선도 노란 옷을 입은 대학생들로 꽉꽉 들어찼습니다. 대학생들과 동행한 동수 아버지가 한 승객에게 이야기를 건넵니다.
"아까 팽목항에서 봤는데... 그 손수건 어디서 나셨어요? 그거 몇 년 전에 저희가 나누어주던 건데... 요즘은 안 만들거든요.""예전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받았어요.""그렇게 몇 년째 늘 가지고 다니세요?"그러자 머쓱하게 "아, 네... 뭐 늘 가지고 다녀요"라고 답합니다. 옆에 계시던 남편분도 한마디 거들며 2년 전 그날의 기억을 쏟아냅니다. '우리는 이 근처 섬에 산다, 그날 뉴스에서 세월호 참사를 보고 너무 놀랐는데 승객들이 모두 구조되었다고 해서 참 다행이라 생각했었다'고.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아버지들은 오늘은 해무가 좀 껴서 그리 잘 보이진 않는다고 하셨지만, 동거차도로 향하는 여객선 안에서도 인양 현장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어느덧 세월호에 관한 일이라면 전문가가 다 된 한 아버지가 한마디 덧붙입니다.
"날 맑으면 제주도까지 보여요. 이쪽은 워낙 남쪽이라 우리나라 예보보다 일본 일기예보가 더 잘 맞아서 엄마아빠들 핸드폰에는 다 일본 날씨 어플을 깔았어요. 물때며 뭐며 아주 꿰고들 있어요."세월호가 잘 보이는 곳에 터 잡은 가족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