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서서 기다린 생선가게.
한경미
오늘은 노엘(크리스마스) 전날. 오늘 저녁의 헤베이용(réveillon, 성탄절 이브의 성찬)을 위해 장을 봐야 했다. 다른 때 같으면 시어머님이 준비해 놓으시는 걸 가서 먹기만 하면 되었는데 올해에는 이렇게 여행을 떠나왔으니 스스로 준비해야 했다.
아침 일찍 레 알(시장)에 갔다. 남편을 입구 카페에 떨어트리고 혼자 시장에 들어갔더니 장보러온 인파로 발을 내딛기가 힘들 정도였다. 그만큼 오늘 저녁의 헤베이용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나는 우선 굴부터 사기로 했다. 줄을 섰다.
12개의 굴을 따달라고 했더니 포장을 예쁘게 해주어 부피가 꽤나 되었다. 이걸 들고 장을 계속 보기가 불편해 카페에 있는 남편에게 맞기고 다시 장에 돌아와다. 이번에는 가리비 조개 6개를 사고 대하 4개를 샀다.
아울러 파와 귤 등을 한 아름 사갖고 호텔에 들어와서 점심으로 굴 7개를 먹었는데(12개를 샀는데 13개가 들어와 있었다) 생굴을 못먹는 남편 덕에 완전 혼자서 굴 차지를 하게 되었다. 이어서 어제 장에서 사온 해물요리를 데워서 밥과 같이 먹었다.
작은 올케가 여행 많이 다니는 우리를 위해 1-2인용 깜찍한 소형전기밥솥을 사주었다. 이번에 처음 사용해 봤더니 아주 편했다.
오후 2시 반에는 관광안내소에서 해주는 도시 방문을 따라 나섰다. 6유로를 주고 하는 이 관광의 주제는 "세기에 따른 님의 모습"으로 나이 지긋한 여자 가이드 분은 스페인 악센트로 보아 스페인 사람으로 보였다. 우리 부부를 포함해서 모두 7명으로 조촐한 관광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