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 세상'에서 펼치고 있는 “출신학교 차별금지법 제정 100만 국민운동” 관련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http://www.goodbye.or.kr/)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이 때문에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는 진즉에 '출신학교 차별금지법 100만 국민운동'을 벌이기도 했고, 현 집권 여당이 야당인 시절부터 사교육대책 TF팀에서도 관련 법령을 발의하겠다고 나서기도 했지만, 사회적으로 커다란 이슈가 되지는 못했다.
따라서 입시경쟁의 근본적 원인인 이러한 현안에 대해 교육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가령, 14일인 오늘 노동계는 최근 상여금, 식비 등까지 최저임금에 산입되도록 개정되어 국무회의를 통해 공포된 '최저임금법 개정안'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한다. 이 문제에 대해 당선자 신분으로서 적극적으로 공동 입장 발표 등 목소리를 내야 하지 않을까.
저임금 노동자들이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급여조차 다시 보장받기 힘들어진 현실 속에서, 교사가 학생들에게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선택하라'고만 말하는 것은 학생들 입장에서는 기만적이다. 일선 학교에서 아무리 열심히 가르치고 배운다 한들 입시경쟁교육이라는 큰 구조 속에 빛을 발하지 못하는 이유기도 하다. 따라서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시민들은 교육감들이 이제는 교육개혁, 나아가 '촛불혁명'과도 같은 교육혁명을 기필코 이뤄달라는 요구가 진보교육감의 압도적 당선을 통해 나타난 것이다.
그밖에 산적한 현안들이 많다. 앞서 언급한 '학력차별 금지법 제정'이나 '실질적인 최저임금제' 시행을 위한 노력뿐만 아니라, '블라인드 채용의 민간 기업에의 확대' 및 '국공립대 통합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법령 제정, 특성화고 발전이나 다양화를 위한 관련법 제정 및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한 사회적 연대 등을 통해 전 사회적인 학벌사회 타파의 기반 조성에 나서야 한다.
지금 여기가, '교육혁명'의 로도스다이번 선거에서는 현직 교육감이 거의 재선 또는 3선에 성공하였다. 그러나 4년 뒤에도 이와 같을까. 이전 정부가 '박근혜 정부'였기에 민심은 그들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준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오히려, 현 정부의 교육정책 방향이 이번 당선자들의 공약과 궤를 같이한다는 점에서 교육개혁에 실패하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당선자들이 떠안아야 할지도 모른다.
혹시라도 당선자들이 향후 교육감 선거에서의 재선이나 3선을 먼저 고려하는 것만큼은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교육 정책은 이해관계가 여러 분야에 얽혀 있어서, 이 상반된 집단의 요구들을 '표'로 의식하는 순간 제대로 된 개혁을 펼치기 어렵다. 선거 때 약속한 개혁 공약들을 좌고우면하지 않고 일관되게 실천한다면, 재선이나 3선은 그림자처럼 자연스럽게 뒤따라 올 것이다.
한 예로, 외고 등 특목고 폐지 공약에 대해 반대 입장에 놓인 사람들에 휘둘려 교육개혁의 때를 놓친다고 생각해 보라. 4년 뒤 민심의 평가는 냉혹할 것이다. 이밖에도 공립유치원 확대에 따른 기존 사립유치원의 반발, 교장선출보직제 등의 교원승진제도 개선에 반발하는 기존 승진예정자, 돌봄 방과후 등 첨예한 대립을 보이는 사안이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궁극적으로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공교육 강화의 관점에서 어떤 것이 바람직한 정책 방향인지에 대해서 섬세하게 고민하고 정책을 시행해야 할 것이다.
쉽지만은 않겠지만, 교육감들이 함께 국회나 대학기관, 기업, 지자체, 시민사회단체 등을 찾아다니며 직접 발로 뛰고 소통한다면 그들이 내세웠던 '교육혁명'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바야흐로 지금이, 학벌사회 타파의, '교육혁명'의 최적기다. 백년을 내다 봐야 하는 우리 교육이 암담한 경쟁 교육의 파고 속에서, 언제까지나 학생들이 괴로운 학습 경쟁에 신음하는 모습을 더 이상 지속하지 말아달라는 민심의 준엄한 요구를 당선자들은 다시 한 번 깊게 새겨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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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연대할 수 있는 사회적 구조의 문제를 제시하고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도록 글로써 힘을 더하고자 하는 작은 돌멩이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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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교육감의 압도적 승리? 민심을 읽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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