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우옛집에 전시된 사진 자료와 안내 책자
채경민
최순우 선생의 소박한 멋과 혜학이 스며있는 이 집은 한때 사라질 뻔 했다. 2000년대 초반 성북동 일대에 다세대 주택 건립 바람이 불면서 개발을 피해가기 어려웠던 것.
이 같은 소식을 들은 자연, 문화유산 보존단체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시민과 기업을 대상으로 모금 운동을 벌여 2002년 12월 이 집을 매입했다. 당시 모인 돈은 8억 여 원으로 옛집 입구에는 기부자들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
허물어질 뻔 했던 최순우 옛집은 이렇게 '시민문화유산 1호'로 다시 태어났다. 최순우 옛집보존은 지자체로 하여금 근대 건축의 가치를 알리는 데 마중물 역할을 했다. 많은 지자체들이 근대 문화 유산에 대한 관심을 갖고 보존 사업에 앞장서기 시작했다고 하니 단결된 시민의 힘은 참 대단하다 싶다.
입구에 들어서면 향나무와 소나무가 있는 정원이 나온다. 100년이 훌쩍 넘은 나무라고 하니 이 집의 역사를 우두커니 지켜보고 있었으리라. 옆으로는 네모난 형태의 우물과 돌로 만든 작은 절구가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