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0일 오후 제주시청 앞에서 제주난민대책도민연대 등의 단체가 집회를 열어 난민수용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정말 엄마들 마음이 그렇게 차가운 걸까? 엄마들이 비논리적이라서? 내 새끼밖에 몰라서? 그런 편견은 다시 엄마들에게 상처가 되고 분노를 키운다. 엄마들이라고 마음이 없나. 엄마들도 분명 난민의 어려움을 이해한다. 단지, 그들보다 내 앞에 닥친 불안이 크게 느껴지는 것뿐이다.
생각해보자. 누군가 자꾸 나에게 아이가 위험해질 거라고 경고하는데, 그걸 막아야 된다고 속삭이는데, 세상 어느 엄마가 가만히 있겠는가? 성폭력이나 살인, 테러와 같은 자극적인 이야기들로 엄마들의 불안을 키우는 이들, 어쩌면 그들은 여성이자 아이를 키우는 사회적 약자의 마음을 교묘하게 파고드는 게 아닐까. 엄마들의 두려움을 이해해야 할 지점이다.
현재 맘카페에는 침묵하는 회원들이 더 많아 보인다. 수백, 수천 명이 클릭한 글에 달린 댓글 수만 봐도 그렇다. 댓글이 많은 글의 경우에는 몇몇 사람이 여러 건을 썼다. 댓글에 또 댓글을 다는 식으로 말이다. 맘카페의 난민반대 의견을 엄마들 전체의 의견으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물론 그들이 제시하는 근거들 중 사실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상당수가 사실 여부가 확인이 안 됐거나 상관없는 사건들을 짜깁기해 부풀렸다는 건 언론 보도를 통해 지적되고 있다.
난민의 어머니로 불리던 독일 메르켈 총리도 맘카페에 단골로 등장하는 인물이다. 난민을 받아줘서 결과적으로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는 것을 보라고. 이러다가 우리도 그 꼴 날 거라고(정권에 대한 은근한 협박이기도 하다).
말 나온 김에 유럽 이야기를 해보자. 유럽 선진국들은 우리보다 난민을 많이 받긴 받는다. 난민도 그쪽으로 가는 게 편할 테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여러 면에서. 전 세계에서 하루에도 4만 명씩 생겨난다는 난민들 중 그들이 받은 난민은 이미 수만에서 수십만 명. 우리와 비교조차 되지 않는 규모다. 그러니 말썽이 생겨도 더 많이 생길 것이고, 사회적 혼란도 큰 게 당연하다.
그런데 우리, 너무 앞서가는 건 아닐까? 한국의 난민 인정률(4.1%)은 세계 평균(38%)보다 현저히 낮다.
난민 반대 이슈를 퍼 나르는 사람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것 중 하나가 '무슬림 혐오'라는 비판이다. 절대로 아니라고 하지만, 그들과 그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가장 강조하는 것을 가만히 들어보면 '이슬람이 얼마나 무서운 종교인지 아느냐'로 귀결된다.
나로선 확인할 길이 없는 코란의 구절을 (해석해) 옮겨왔다는 내용들, 이슬람은 다른 문화에 동화될 수 없다는 이야기들. 이들이 다름 아닌 이슬람이기에 인도주의도 소용없다는 식이다.
사실 누구도 난민이 생기기를 원치 않는다. 난민들이라고 자신들이 난민이 되고 싶었을까. 내전이 사라지고 평화롭다면 이들도 이역만리까지 찾아와 설움 받을 일 없고 우리나라 국민들은 서로 논쟁하고 싸우지 않아도 된다.
제주도정과 정부는 무엇을 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