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느낌을 낸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의 '금문교' 그림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인간과의 두뇌싸움에서 종종 청출어람을 입증한 인공지능이 미술 음악 시 소설 등 문학과 예술세계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커뮤니케이션북스(주)는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인간과 기술의 미래를 다각도로 분석한 총서를 출간한다. (사)한국인지과학회와 (사)한국인지과학산업협회가 공동으로 '인공지능총서 출판위원회'를 만들어 올해 10여권을 시리즈로 낸다는 계획이다. 이달 11일 출간된 김효은 한밭대 교수의 <<인공지능과 윤리>>는 그 첫 번째다. 정혜선 한림대 교수의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협동학습 지원>>도 이달 말 출간된다. 총서는 인공지능 관련 이론과 학계·산업계 쟁점, 일상의 변화를 다룰 예정이다.
김효은 교수는 <<인공지능과 윤리>>에서 "자율 시스템으로서 인공지능에는 정보 보안을 넘어선 윤리적 문제들이 있다"면서 "윤리적 문제들을 미리 예측하고 논의해 방향을 설정하지 않으면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인공지능과 뇌의 연결 기술 등은 비교적 파급력이 크고 즉각적으로 효용을 제공하기 때문에 충분한 윤리적 숙고 과정 없이 사회에 수용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인간에게 유용한 조력자로 태어났다. 하지만 인공 신경망 개발과 신경 네트워크 알고리즘의 발전 등 성장과정을 거치면서 인간을 지배하는 결과로 이어질지 모른다.
인공지능이 인간지능을 능가하면서 자율 시스템으로서 인공지능은 여러 문제를 양산할 수 있다. AI 시스템을 사용하는 로봇은 규칙에 따라 작동하는 단순 기계가 아니다. '의사 결정'을 하는 '자율 시스템'이다. 자율 시스템은 데이터에서 규칙이나 패턴을 파악해 낸다.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패턴을 인식하고 결정을 내린다.
그래서 바둑도 두고 그림을 그리고 작곡도 하고 시나 소설도 멋있게 쓰는 것이다. 문제는 AI가 고상한 영역을 넘어 위험한 시도를 하는 데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에서부터 군사용까지 확대되면 로봇의 의사 결정이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위협할 수 있다.
김효은 교수는 "인공지능 시대 이전에는 윤리를 도외시해도 기술 발전이나 생산으로 얻는 이익에 큰 타격을 받지 않았"으나 "인공지능 시대는 윤리 문제를 해결해야만 기술 발전과 이익 확보가 가능하다"고 했다. 한 예로 "인공지능 무인자동차는 특정 교통 상황과 관련된 윤리적 문제를 해결해야만 최종 목표, 곧 완전한 자율 주행이 가능한 자동차로 완성된다"는 것이다. 결국 "윤리적 상황의 해결이 기술의 완성을 이끌고 이것이 다시 비즈니스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한다". 과거에는 기술 발전과 비즈니스가 윤리와 갈등 관계에 있었던 반면, 인공지능의 발전은 윤리를 고려해야만 기술 발전과 비즈니스가 가능한 사회로 우리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머신러닝 디프러닝 덕택으로 AI는 인간이 생산한 방대한 자료를 순식간에 분석해 학이시습 한다. 머지않아 인간과 똑같은 수준의 지능과 감정을 가진 기계나 컴퓨터의 출현도 가능할지 모른다. 인간 세계의 흔들리는 윤리의식이 AI 윤리를 어떻게 바로 세울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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