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족산 맨발축제 입구에 환영 현수막이 걸려있다.
이정호
지난 12일 축제장에 도착해서 주차를 하고 올라가니 안내소가 보인다. 이곳에서 등번호를 받아들고 마라톤 출발선으로 올라갔다. 마라톤 출발선은 생각보다 멀리 있기도 하고 가는 길이 경사도 급해서 매우 힘이 들었다. 출발선에 도착하니 이미 마라톤을 하고 온 사람처럼 땀이 흘렀다. 출발선에는 많은 사람들이 맨발로 황토를 밟으면서 대기하고 있었다.
드디어 시작을 알리는 신호와 함께 사람들이 걷기 시작했다. 맨발로 황토를 밟으면서 산속을 걷고 있으니 자연과 하나된 느낌이 들었다. 옆에서 같이 맨발로 걷는 아내도 연신 기분이 좋다며 얼굴가득 미소를 짓는다.
4살짜리 아들은 걷는 게 힘든지 계속 안아달라고 떼를 써서 다른 참가자들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사람들을 다 보내고 천천히 걷기로 했다. 천천히 걸으니 주변 풍경도 눈에 더 잘 들어왔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과 따가운 햇살을 가려주는 나무그늘은 말 그대로 자연이 주는 선물과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발바닥으로 느껴지는 황토의 부드러운 질감은 이상하게 기분을 들뜨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