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두둑 비닐을 걷어내는 유승봉 대가초등학교 교장선생님충북형 혁신한교인 행복씨앗학교 사업을 유치해 농사 수업을 비롯해 열린 학교 교육을 실천하는 유승봉 교장선생님이 감자밭에 가장 먼저 도착해 감자 수확 준비를 하고 있다.
유문철
유승봉 교장 선생님이 가장 먼저 나오셔서 감자밭 비닐을 걷어내시고는 아이들이 감자밭에 오기를 기다렸다. 흙속에 감자알이 잘 굵었는지 궁금하여 호미를 들고 흙을 슬슬 파보니, "어라, 가뭄에도 감자가 굵직굵직 하네". 교장 선생님이 함박웃음을 웃는다.
아침 9시, 감자밭에 모두 모였다. 유치원생부터 6학년까지 다 모이고 교직원과 농민교사 두 명 모두 합쳐도 마흔 명이 안된다. 그래도 마흔 명 가까이 밭에서 함께 일하는 건 사람 없는 시골에선 정말 흔치 않은 모습이다. 시골마을에는 대부분 칠팔십 노인들이 사는데 거사평 감자밭에는 다섯 살 어린이부터 십대, 이십대, 삼십대, 사십대, 오십대, 육십대까지 젊은 (?) 농민들이 모였으니 기적같은 일이다.
신출내기 유치원 1학년 어린이들과 새로 부임하신 선생님들 몇 분외에는 지난해 감자 농사를 지어보았다. 대부분 '경력 농민'들이다. 농민의 자식으로 스스로 농민이라 자부하는 유승봉 교장 선생의 감자 캐는 요령 설명을 들은 다음 호미 하나씩 들고 감자 두둑을 슬슬 긁어보았다. 이야, 신기하게도 왕감자들이 쏟아져 나온다. 성질 급한 아이들은 호미를 집어 던지고 손으로 감자를 발굴한다. 차분한 어린이들은 보물찾기 하듯이 조심조심 감자를 찾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