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사태의 영향으로 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권우성
평소라면 번호표를 들고 대기해야 했던 동네 뷔페식 패밀리레스토랑은 손님이 없어 기약 없는 잠정 휴무에 들어갔다. 평소 북적거리던 상가 음식점도 손님이 없긴 마찬가지. 대형 영화관은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의 관람객만 보일 뿐이다. 블로그 이웃으로 알고 지내는 몇몇 프리랜서 강사들은 각종 강의들이 취소되거나 계약을 앞두고 무기한 연기되어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다.
여러 업체에서 비용 집행을 최소화하고, 계획을 보류하고,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주식시장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등 사회 전반으로 경제가 위축되는 모습이다. 과학의 발전으로 생활이 편리해지고, 의학의 발전으로 생명은 연장되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에게 인간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꼴이다.
사람을 만난다는 것 자체가 모험이다 보니 숙박업과 요식업, 운송업, 항공업이 가장 타격이 심해 보인다. PC방과 노래방, 대중목욕탕 등 다중 이용시설 또한 손해가 막심할 것이다.
위약금과 집단 감염의 우려로 결혼이나 돌잔치를 진행할지 취소할지 결정 못 하고 고민하는 이들도 생겨난다. 스물아홉인 딸아이 친구는 위약금이 커서 해약을 못하고 돌잔치를 진행했다가 손님이 없어 엄청 울었고, 선물로 받은 유모차는 개시도 못하고 집안에만 모셔두고 있다 한다. 심지어 부고 소식을 알리는 것도 조심스럽다는 친구도 있다.
나 또한 노년층이 코로나19에 취약하다는 말을 듣고, 동생네 머물러 계신 친정엄마를 못 본 지 두어 달이 지나고 있다. 코로나19가 인간의 도리마저 방해하고 있는 셈이다.
심리적인 문제도 만만치 않다.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라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으로 사회 활동이 위축되고 집 안에 갇혀 살며 불안감 및 우울감을 느낀다는 코로나 블루라는 용어마저 생겼다. 타인과의 교류가 적고 신체 활동이 줄어들수록 불안과 우울감이 증가할 확률이 높다. 반복해서 부정적인 뉴스를 듣거나 집안에 갇혀 생활하는 건 곤란하다.
무차별적인 정보를 접하다 보면 바이러스 감염 우려와 무기력증, 스트레스도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무조건적인 공포와 혐오를 받아들이기보다 김영하 작가의 말처럼 '개인의 감성 근육의 힘을 키워야 남에게 지배 당하지 않는 노력'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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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약금 때문에 돌잔치 취소 못했는데... 이런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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