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즈비그뉴 브레진스키(Zbigniew K. Brzezinski,1928-2017) - 거대한 체스판
삼인출판사
브레진스키 교수는 20세기 후반 미국의 전략적인 관점에서 "우크라이나, 아제르바이잔, 남한, 터키, 이란 등은 매우 중요한 지정학적 추축이다"(64쪽)라고 밝히고 있다. 미국 전략가들의 시각에서 5개의 가장 중요한 지정학적 지역 중 4개가 중동과 러시아와 인접한 곳에 집중된 것에 비하여 동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한국이 있다는 것도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다.
저자는 이 책의 여러 부분에서 "아제르바이잔이 제한된 규모와 적은 인구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에너지 자원과 더불어 지정학적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특히 5장 '유라시아의 발칸'에서는 현재의 분쟁에 대한 가능성을 정확하게 예상하고 있었다.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 대한 저자의 설명을 자세히 들어보자.
"소련이 붕괴하자 400만 명이 채 안 되는 코카서스 지역의 아르메니아인과 800만 명이 넘는 아자르인은 아제르바이잔 내의 밀집 지대인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지위를 둘러싼 것이었다. 이 분쟁은 대규모 인종청소로 이어졌으며, 각각의 방향을 선택한 수십만 명의 이주민과 추방자를 발생시켰다.
아르메니아가 기독교 국가이고 아제르바이잔이 이슬람 국가임을 감안할 때, 이 분쟁은 종교 전쟁의 색채를 띈 것이기도 했다. 경제의 황폐화를 몰고 온 전쟁은 두 국가 모두에게 안정적인 독립을 확보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아르메니아는 주요한 군사 원조국 러시아에 더욱 의존하게 되었으며, 아제르바이잔은 독립과 내적 안정을 위해 나고르보-카라바흐를 포기해야 했다." - 본문 171쪽
투르크 언어를 사용하는 아제르바이잔과 터키와의 친밀한 관계는 이해할 수 있지만, 이란은 같은 이슬람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입장일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저자는 계속해서 설명하고 있다. 즉 이란 북쪽 지역에 있는 "아자르인이 아제르바이잔에 살고 있는 아자르인의 두 배"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같은 신앙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자국 내의 아자르인들의 분리 운동을 반대하는 이란의 입장에서는 터키와 같이 지지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앞으로의 전망
현재 나흘 째 지속되고 있는 전투는 1994년 이후의 충돌 이후 가장 큰 교전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양 측은 서로가 먼저 교전을 시작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무엇보다 터키의 지도자들이 군사지원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많은 전문가들은 확전의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터키 대통령 에르도간(Erdogan)은 월요일 "모든 자원과 마음을" 가지고 같이 (아제르바이잔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터키의 외무 장관은 많은 아르메니아계 후손이 있는 프랑스가 아르메니아와 연대하고 있다고 비난했으며, 프랑스 마크롱(Macron) 대통령은 "터키로부터의 전쟁과 같은 메시지"에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