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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공공극장이 문을 닫았습니다

2020년 12월 31일부로 폐관된 남산예술센터, 이 공간이 남긴 것

등록 2021.01.01 15:28수정 2021.01.01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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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산예술센터 외관 사진
남산예술센터 외관 사진남산예술센터 디지털 아카이브

남산예술센터가 2020년 12월 31일을 마지막으로 운영을 종료했다.

서울시는 서울예술대학(학교법인 동랑예술원)으로부터 '드라마센터'로 사용됐던 극장을 2009년부터 임차해 '남산예술센터'라는 이름의 공공극장으로 재개관, 서울문화재단을 통해 위탁 운영해왔다. 그러나 서울예대가 2018년 1월에 임대 계약 종료를 통보했고, 계약 연장이 불발되며 서울시는 남산예술센터를 2020년 12월 31일 폐관하기로 결정했다.


한눈에 보는 12년 역사, '남산예술센터 디지털 아카이브'  
 
  남산예술센터 디지털 아카이브 캡처
남산예술센터 디지털 아카이브 캡처남산예술센터 디지털 아카이브

남산예술센터는 운영 12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2009년 연극 '오늘, 손님 오신다'를 시작으로 2020년 연극 '휴먼 푸가'까지 12년 동안 3074명의 예술가와 119개의 극단이 남산예술센터 무대에서 총 200여 편의 작품을 올렸다. 남산예술센터에서는 총 1448일 동안 1642회 공연이 상연됐고, 26만3015명의 관객이 객석을 채웠다.

서울문화재단은 남산예술센터 운영이 종료되는 2020년 12월 31일 오후 2시부터 남산예술센터의 12년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남산예술센터 디지털 아카이브' 서비스를 남산예술센터 홈페이지(www.nsac.or.kr)에 공개했다.

'남산예술센터 디지털 아카이브'에는 남산예술센터 관련 1만3306건의 자료가 수집·분류됐다. 구축된 데이터는 네트워크 그래프로 시각화돼 정보 습득뿐만 아니라 각 자료 간의 의미와 맥락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남산예술센터 디지털 아카이브의 네트워크 그래프 캡처
남산예술센터 디지털 아카이브의 네트워크 그래프 캡처남산예술센터 디지털 아카이브
    
디지털 아카이브는 ▲남산예술센터의 공연 및 행사 정보, ▲공연 및 행사에 참여한 인물과 단체 정보 ▲공연 및 행사의 공간 정보 ▲희곡집, 원작 소설 등의 작품 정보 ▲작품에 사용된 용어 개념 사전 ▲남산예술센터 사건 정보 ▲남산예술센터 공연 및 행사에서 생산된 공연자료 ▲공연 관련 보도자료 및 연구자료 등 총 8개의 카테고리로 분류됐다.

또한, 공간 아카이브에서는 ▲남산예술센터를 3D 공간으로 재현한 파노라마 ▲남산예술센터 공간 사진 ▲남산예술센터 공간 도면 등을 통해 남산예술센터의 시설을 살펴볼 수 있다. 기획 콘텐츠 항목에서는 ▲해시태그로 볼 수 있는 키워드 ▲남산예술센터와 한국사회의 이슈를 정리한 타임라인을 확인할 수 있다.

남산예술센터 환원의 목소리
   
   2020년 12월 25일, 남산예술센터로 향하는 남산 소월길 가로수에 배너가 걸려있다.
2020년 12월 25일, 남산예술센터로 향하는 남산 소월길 가로수에 배너가 걸려있다.남산예술센터 디지털 아카이브
  
창작자들과 치열하게 함께 고민하는 사람들이 남산예술센터에 있었습니다…
사라지는 극장 앞에서, 다시는 사라지지 말아야할 어떤 것들을 생각합니다…
꿈의 무대가 사라지니 나의 한켠도 사라진 것 같아요…
 
폐관 6일 전인 성탄절에는 남산예술센터로 향하는 남산 소월길에 '남산예술센터에게 보내는 마지막 메시지'가 걸렸다. 창작자 12명이 모금해 배우, 안내원, 관객 등 남산예술센터를 기억하고 사랑하는 많은 이들의 아쉬움이 담긴 배너를 총 62개의 가로등에 설치했다.  
 
  연극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의 한 장면
연극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의 한 장면남산예술센터 디지털 아카이브
   
같은 날, 남산예술센터의 마지막 프로그램인 '장벽 없는 온라인 극장'에서는 연극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가 온라인에서 다시 막을 올렸다. 연극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세월호, 미투, 성소수자, 장애인 등 한국 사회에 꼭 필요한 이야기를 다뤄온 남산예술센터가 쿵짝 프로젝트와 함께 기독교의 보수화 문제, 소수자 혐오 문제, 남산예술센터 존폐 문제 등을 예배 형식을 빌려 풍자한 작품으로, 공동체와 공공극장의 위기를 표현했다.


남산예술센터의 전신은 1962년 극작가 겸 연출가인 동랑 유치진(1905~1974)이 설립한 '드라마센터'다. 한국 민족문화의 발전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세워진 드라마센터는 미국 록펠러 재단의 지원을 받아 한국 정부가 제공한 땅에 설립됐다.

2018년 서울예대의 임대 계약 종료 통보 이후 결성된 '공공극장으로서의 드라마센터 정상화를 위한 연극인 비상대책회의'에서는 드라마센터가 유치진 일가에 의해 부당하게 사유화됐다고 주장하며 남산예술센터를 공공극장으로 환원해달라는 요구를 지속하고 있다.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공공극장 #서울문화재단 #서울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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