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실현전국네트워크, 골목상권협의회(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민생경제연구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원들이 2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블랙컨슈머 양산하는 쿠팡이츠 등 배달앱 리뷰, 별점 제도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을 촉구했다.
유성호
6월 22일 KBS라디오 쿨FM의 <황정민의 뮤직쇼>에서는 진행자 황정민 아나운서가 최근 사회적 공분을 산 사건, 즉, 쿠팡이츠를 통해 음식을 주문한 고객의 과도한 컴플레인으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점주의 사건을 퀴즈로 낸 것을 두고 청취자들의 큰 비판을 받았다.
한 청취자는 KBS 시청자 청원을 통해 "유가족에게 두 번 대못을 박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황정민 아나운서는 다음날 곧 사과했다. KBS도 공식 입장을 냈다. 이러한 발 빠른 사과도 지상파 방송사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긍정적 신호일 것이다.
하지만 공식 입장에서는 그러한 긍정적 신호를 읽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선한 의도로 시작했지만, 그 때문에 불편을 느낀 분들이 계시면 당연히 사죄드려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것이 진정한 사과인지 의문이 든다는 점이다.
'선한 의도'와 방송에서 낸 문제는 맥락적으로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이러한 문제를 방송에서 퀴즈로 청취자들에게 선물을 걸고 냈다는 것은 '선한 의도'가 아닌 잘못된 판단이다. 이 외에도 KBS 강승화 아나운서가 6월 8일 <굿모닝 대한민국 라이브> 방송에서 남편의 거짓말로 원하지 않은 임신을 했다는 사연에 대해 "원치 않는 임신도 축복이다" 발언으로 뭇매를 맞았다. 역시 다음 날인 6월 9일 방송에서 사과했다.
두 번의 사례 모두 사과를 했지만, 발언 주체가 KBS 아나운서라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생방송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아나운서에게는 사회·정치적 이슈에 대한 이해, 젠더 감수성에 대한 이해 등이 요구된다. 앞서 소개한 퀴즈 문제의 경우는 제작진의 시각이 반영된 것이므로, 제작진 역시 비판을 피해 갈 수 없다.
한나 아렌트는 말과 행위가 진정한 의미에서 "인간이 물리적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서로에게 자신을 드러내는 인간의 '고유한' 양식"이라 설명한다. 인간은 말을 하고 행위를 통해 타자에게 자기 자신을 전달하고 타자와 구별되는 "자신의 고유한 인격적 정체성"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인간은 본래 말과 행위로 자신의 고유성을 드러내는 존재이며, '타인 곁에 존재'함으로써 '정치적 존재'가 된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말하는 것, 즉 발화는 자신의 정체성을 구축하고 드러내는 중요한 수단이다. 하물며, 아나운서의 역할과 영향력은 말할 필요도 없다.
끊임없는 점검이 필요하다
몇 년 전, 지상파와 종합편성 뉴스 채널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진행자나 게스트 모두 자극적 표현을 스스럼없이 쓰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이에 신물을 느낀 시청자들이 외면하기 시작했고, 관련 심의기관의 지적을 받게 되면서 최근에는 주제나 진행자의 성품, 역량, 게스트의 전문성 등을 찾는 성향이 커지고 있다.
어찌 보면 유튜브 등의 정보나 채널에 대해서는 자유롭게 소비하고 선택하지만, 지상파 방송사에 대한 잣대는 더 엄격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사, 특히 공영방송사가 SNS 시대에도 여전히 존재할 수 있는 이유도 이러한 맥락과 크게 다르지 않다.
따라서 전문 진행자들도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지금의 방송 프로그램 제작 트렌드라고는 하지만, 방송사의 구성원이 방송에서 어떤 말을 하는가, 어떤 내용의 발언을 하는가는 다른 지점에서 봐야 할 것이다. 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조직 내부의 다각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방송사 내부 가이드라인 점검과 방송사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방송사 구성원들이 사회·정치적 이슈에 대해 올바른 이해를 하고 있는지 끊임없는 점검과 재확인만이 방송의 공공성을 유지하고, 대중의 관심을 유지할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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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에 업주 사망했는데... 방향 잘못 잡은 KBS의 '선한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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