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염장이> 책표지.
김영사
이 책 <대통령의 염장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롯하여 김대중, 김영상 등 여러 전직 대통령과 법정 스님이나 여러 큰 스님, 이건희, 여운계씨 등처럼 유명한 분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 장례지도사(예전에는 염장이라고 불렀다. 고인의 시신을 수습해 씻기고 수의를 입히는 염습을 해서다)가 들려주는 죽음과 삶 이야기다.
1부 '수천 가지 죽음의 얼굴'에서는 잊지 못할 남다른 사연의 장례식들과 끝까지 아름답게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의 삶의 모습과 장례식, 닮고 싶은 삶의 모습과 그들의 죽음, 무연고자부터 코로나로 삶을 마감한 사람까지 그 다양한 사연의 죽음, 여러 전직 대통령과 법정 스님, 이건희 등처럼 유명한 분들의 장례 그 숨은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식에서는 영정에 두르는 검은 띠를 없앤 바 있다. 검은 띠가 우리 전통 방식이 아닐뿐더러, 예법상 근거도 없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상주가 차는 완장을 없애고 싶었다. 전통 상복에는 심장과 가장 가까운 왼쪽 가슴에 '최哀'라고 불리는 베 조각이 달려 있다. 거친 베에는 효를 다하지 못한 심정을 담았고, 왼쪽 가슴에 달아 상을 당한 슬픔을 표현한 것이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일본을 통해 서양문화가 들어오면서 새로운 상장(喪章)이 등장하게 되었다. 1912년 쇼켄황후의 장례를 거행할 때 전 국민에게 복장 규정이 고시되었는데, 양복의 경우 왼팔에 검은 천을 두르고, 전통복식의 경우 왼쪽 가슴에 나비 모양의 검은 리본을 달게 했다. 그 후 이것이 차츰 일반장례식에도 적용되었고, 1934년 조선총독부가 제정한 의례준칙에서 공식화되어, 원래 우리의 문화인 양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 <대통령의 염장이> 98~99쪽.
그리고 2부 '웰다잉 안내자'에서는 장례의 역할과 의미, 바람직한 장례, 장례를 위해 우리 모두 알아야 할 것들과 장례지도사의 역할, 유족과 조문객이 지켜야 할 것들, 버려야 할 장례 풍습 혹은 바뀌어야 할 장례 문화, 죽음 관련 잘못된 인식, 장례 기획과 필요성 그리고 저마다 스스로 준비해야 할 자신의 죽음 혹은 장례 그 이유와 필요성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몇 번의 장례를 치르거나 수많은 죽음을 접하며 살아간다. 누군가의 죽음은 언제 어떻게 자신에게 다가올지 모를 죽음에 대해 잠시라도 생각하게 하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혹은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 각성하거나, 막연하지만 '어떻게 죽고 싶다'와 같은 바람을 품기도 한다.
그러나 자연스럽게 보류한 채 살아가기 일쑤다. 책은 보다 건강하고 충만한 현재의 삶을 위해서라도 스스로 준비하는 자신의 죽음 혹은 장례를 위해 알아야 할 전문적이며 구체적인 것들을 들려준다. 닮고 싶은 죽음을 품게 한 책이기도 하다.
대통령의 염장이 - 대한민국 장례명장이 어루만진 삶의 끝과 시작
유재철 (지은이),
김영사,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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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장례 치르고 품게 된 '닮고 싶은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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