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7일 윤석열(당시 대선 후보)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글을 올렸다. 아무런 설명 없이 단 7자로만 된 게시물이다.
페이스북
지난 1월 국민의힘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는 국민의힘 당대표 이준석과 대담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 7글자를 올렸다. 남성청년들이 주를 이루는 남성 커뮤니티에서 맥락 없이 툭하면 올라오곤 했던 '여성가족부 폐지'를 그대로 가져다 쓴 것을 스스로 증명한 것일까. 그의 게시물에는 이미지 외에 논리나 설명은 없었다.
윤석열 캠프의 10대 공약 중 '여가부 폐지'는 청년공약이었다. 적어도 그가 사회에 관심 있는 사람이었다면, 여성청년의 존재와 그들의 요구를 모를 수 없었을 텐데 청년공약으로 여가부 폐지를 내걸다니...
윤석열의 나라에는 여성청년이 없는 걸까
2015년 전후의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온라인을 중심으로 뭉친 여성청년과 세력화된 페미니스트들은 극렬한 사회변화를 주도했다. 탈코르셋 운동, 디지털 성폭력 고발과 웹하드 카르텔 고발 및 입법 운동, 버닝썬 사태와 성구매 카르텔 고발, 텔레그램 N번방 고발과 피해자연대, 낙태죄 폐지 등 여성청년과 페미니스트를 주축으로 한 크고 많은 움직임이 있었고, 시민들의 일상과 관계, 회사와 학교의 조직문화, 정치권까지, 페미니즘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었다. 수많은 여성이 페미니스트로 정체화하고 성차별과 싸웠으며 정치와 법을 바꾸었다.
미투 운동으로 인해서 유명 정치 인사가 퇴출당하기도 했다. 또한 페미니즘을 전면에 내세우거나 성평등 가치에 적극적으로 동의하는 정치인들이 입법, 사법, 행정 전 분야에 여성주의적 영향을 미쳤다. 기성 정치권 또한 이러한 변화에 함께 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대선 때 더불어민주당은 반복되는 당내 성폭력에 대해 자성 없는 태도를 일관하다가, 텔레그램 N번방을 고발한 추적단 '불꽃' 출신 활동가 박지현을 선대위에 영입하며 여성청년 유권자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이후 진보 여론은 여성청년 유권자의 영향력을 크게 평가했다.
반대로 윤석열과 국민의힘은 여성가족부 폐지, 무고죄 처벌 강화 등의 반여성 정책을 선택했다. 젠더 이슈, 노동 이슈 등 대선정국이 뜨겁게 달아오르던 2월 초, "국민의힘이 신남성연대를 통해서 조직적 댓글조작을 했다"며 더불어민주당이 신남성연대 7명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늘 기득권을 위한 정치를 펼쳐오던 국민의힘과 여성혐오를 일삼았던 일부 남성 커뮤니티가 서로 통하는 게 있었던 것일까. 국민의힘은 여성가족부 폐지 논리가 굉장히 빈약한데도 불구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정책과제로 잡았다. 먼저 그들이 외면한 여성청년들의 차별 현실을 보자.
고용성차별로 인해서 내쫓기는 여성청년
지난 2018년, 하나은행이 남녀 채용 비율을 4:1로 사전에 아예 정해 놓고 채용 절차를 시작했음이 드러났다. 최종 면접에서도 순위 조작으로 합격권인 여성 2명을 탈락시키고 남성 2명을 합격시켰다.
KB 국민은행도 남성 지원자의 점수를 임의로 올리고 여성지원자를 탈락시키는 등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했다. 지난 2015년, KB국민은행 인사팀장은 신입 행원 최종 합격자의 남성과 비율을 6대 4나, 7대 3으로 하라는 내용으로 지시에 따라 남성 113명의 자기소개서 평가 등급을 임의로 상향시키고 여성 지원자 112명은 임의 하향 조정했다. 동아제약 또한 2020년 하반기 채용 면접에서의 성차별을 인정했다.
2018년 고용노동부의 2017년 채용 전형별 합격자 성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공공기관 채용에서 서류전형에 합격한 비율은 여성이 남성보다 근소하게 높았으나, 면접심사 뒤에는 68.6%로 줄어들었다. 능력이 같다 하더라도,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취업할 확률이 줄어든 것이다.
조직 내 성폭력, 성차별로 인해 직장에서 쫓겨난 여성청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