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름훼손된 분화구
(사)제주오름보전연구소
생태학자 베리 커모너는 생태학 제1법칙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모든 것은 모든 것에 연결되어 있다." 작은 생태적 변화라도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탐방객이 오름에 발자국을 남기는 행위가 쌓여 지금처럼 훼손되고 있는 것이다.
탐방객에게 스스로 오름을 보전하며 다닐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면 가능할까? 매우 불편한 탐방이 될 수 있는 것을 받아들일까? 누구든 할 수 있지만 아무도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는 하고픈데 집단적 무관심으로 균일화되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를 수도 있다.
제주오름도 하루쯤 쉬고 싶지 않을까
멈추지 않는 훼손으로 고통받는 오름을 위해 하루를 쉬는 것은 어떨까. 가능할까. 이러한 일이 가능하려면 행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제주도의 환경정책은 오름을 보전하는 것과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보자.
오름에서 많은 재선충 방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나무를 자르고 운반하는 것에만 집중될 뿐이고 오름이 훼손되는 것에 전혀 관심이 없다. 방제 매뉴얼도 지키지 않고 있으며 장비를 투입하여 오름사면을 훼손하는 것은 물론 온갖 쓰레기가 방치되어 있다. 소나무를 병충해로부터 예방하는 것도 좋지만 소나무가 있는 오름을 무자비하게 망가뜨리며 작업해서도 안 된다.
지금까지 이렇게 훼손된 제주오름이 얼마나 많은 지 조사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을뿐더러 훼손된 오름을 복원하는 경우도 없다. 그저 항의하면 복구하는 시늉만 한다. 즉, 오름에서 방재만 있고 환경보전과 보호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