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연님의 집다연님이 보내준 자신의 공간
김혜원
자취를 하는 24세 유승민씨는 "집은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공간"이라고 말했다. 외부에서 받은 자극, 감각, 경험을 잘 녹여 나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것을 곱씹을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이 필요하고, 20대 대부분에게 그 공간은 자신의 '집'이다.
'집'이라는 공간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20대 자취생들은 가장 먼저 인테리어에 발을 들인다. 유승민씨는 "부모님과 함께 살 때는 뭐든 무난한 걸 추구하느라 이렇다 할 취향이 없었지만, 독립 2년차가 된 지금은 이제 방 한구석 정도는 내돈 내산 내 취향이 담긴 물건들로 채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뭐든 해봐야 좋은지 싫은지 알 수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마음에 드는 걸 하나씩 사 모으면서 취향을 알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이 얘기는 승민씨에게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자취생들이 인테리어를 위해 필수로 들어가 본다고 알려져 있는 '오늘의 집'은 지난해 매출 1864억원, 영업손실 36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약 59%(688억원)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약 6%(23억원) 감소했다.
나만의 공간을 즐기는 방법에 '홈 카페', '홈 베이킹'이 빠질 수 없다. 자취를 하는 23살 혜주씨(가명)는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은 내가 나를 대접하고, 대접받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대접을 받기 위해 나는 혼자 있을 때 더 잘, 예쁘게 차려 먹으려 노력한다"고 대답했다.
사람들을 불러 나만의 공간을 함께 즐기기도 한다. 앞에서 나온 자취방에서 플리마켓을 연 망토는 "각자의 공간을 나누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세계가 열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서로의 공간을 활용해 초대하고, 초대받는 과정은 따로, 또 같이 살아가는 새로운 삶의 방식"이라는 말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