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군의 조준사격에 의해 절명한 임산부(임신 8개월)남편의 귀가를 기다리던 만삭의 임산부는 계엄군의 조준사격에 가슴을 맞고 절명하였다. 주민들은 태아라도 살리기 위해 계엄군에게 병원으로 가는 길을 열어줄 것을 부탁했으나, 계엄군의 폭력으로 주민들은 부상을 당하고 태아는 사망했다. *본사진은 '광주5·18국립묘지 주차장 매점 옆 사진전시관'에 전시된 사진을 재촬영한 것입니다*
김보예
계엄군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공격했다. 임신 8개월 최미애 님은 만삭의 배를 보듬고 집 앞 골목길에서 남편의 귀가를 기다리다가 계엄군의 조준사격에 가슴을 맞고 절명했다. 그러나 뱃속의 태아는 살아있었다. 동네 주민들은 그녀의 시신을 리어카에 싣고 병원으로 가기 위해서 길을 막고 있는 계엄군에게 길을 비켜주길 간절히 애원했다.
"임산부는 죽었으나 아직 뱃속의 태아는 살아 있다. 지금 병원으로 데려가면 태아는 살릴 수 있으니 비켜달라"
-광주518국립묘지 주차장 매점 옆 사진전시관-
그러나 계엄군들은 대답 대신 곤봉으로 주민들의 머리를 내려쳤다. 그렇게 뱃속의 태아는 약 15분간 발길질하다가 숨을 멈추었다.
사상자만큼 부상자도 상당했다. 광주에는 계엄군 26개의 부대가 내려왔다. 무명 열사들의 치료를 위한 혈액 공급이 시급했다. 시민들은 자진해서 헌혈차에 올랐다. 여학생이었던 엄마도 집 앞에 온 헌혈차에 올랐다고 했다. 출산한 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은 옆집 아주머니도 함께 헌혈차에 오르셨다고 한다. 부상자들을 치료하기 위한 헌혈 행렬은 줄을 이었다.
시민들은 자체적으로 광주의 치안과 질서를 유지했고, 주먹밥으로 무명 열사들의 투쟁을 독려했다. 엄마도 시위대(5·18민주항쟁 운동가, 무명 열사)를 위한 주먹밥을 만들었다고 했다. 공권력이 없는 상황에서도 광주시민들은 강도나 약탈은 물론 사재기도 하지 않았다. 시민 자치 공동체를 이루며 민주화를 위해 묵묵히 나아갔다. 오는 2023년 5월 18일, 국립5·18민주묘지에서는 주먹밥 나눔 행사가 열린다. 주먹밥으로 하나 된 5월의 광주 정신을 기르기 위한 행사이다.